'스파이더맨 3', '괴물'같은 스크린 확보로 논란
OSEN 기자
발행 2007.05.02 13: 17

할리우드의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인 '스파이더 맨 3'가 전국 617개 스크린서 동시 개봉해 다시 한번 스크린 독점 시비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이해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개봉한 '스파이더 맨 3'는 첫 날 전국 50만2000명 관객을 동원했다. 스크린 수는 서울 148개, 지방 469로 모두 617개. 이는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지난해 여름 개봉 당시 확보한 전국 620개와 거의 똑같은 숫자다. '괴물'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소재와 매끈한 연출, 화려한 CG 효과, 송강호 변희봉 배두나 박해일 등 주연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1270만명 관객을 끌어모았지만 스크린 독점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부작용도 함께 낳았다. 역대 흥행 2위인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개봉 당시 200여개 스크린으로 시작, 관객 입소문을 타고 400여개로 늘려나간 반면에 '괴물'은 거대 배급사의 입김을 타고 620개 스크린을 확보한 채 문을 열었다. 평일 저녁 시간과 주말 등의 주요 시간대에는 거의 대다수 극장들이 '괴물'을 상영함으로써 수익의 부익부 빈익빈과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무시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스파이더 맨 3'도 외화로는 유례를 참기 힘든 617개 스크린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독과점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 특히 5일 어린이날을 낀 이번 주말에는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극장주들이 스크린을 더 늘일 가능성마저 높은 상황이다. 현재 전국의 스크린 수는 대략 2000여개 수준. 이 가운데 '스파이더 맨 3'가 33% 가량을 차지한 꼴이지만 실제 관객들의 체감 스크린 점유율은 더 높다. 극장주들이 주요 시간 대에는 다른 영화를 상영하던 스크린까지 인기 영화로 몰아주는 운영 방식을 자주 쓰기 때문이다. '슈렉 3' '오션스 13' '다이하드 4' '캐러비안의 해적 3'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러시 아워3' 등 그 어느 해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라인업이 막강한 올 해, 거대 영화들의 스크린 독점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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