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수비형 미드필더' 전성시대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이후로 그 존재가 더욱 커졌다. 이같은 모습은 이번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결승에 진출한 리버풀과 AC 밀란은 세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맹활약으로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되었다. ▲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부진에서 부활한 아르헨티나산 '마지우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23)은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 '마지우개'라고 불린다. 강력한 수비 능력과 중원 장악 능력으로 상대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피치 위에서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카를로스 테베스와 함께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후 유럽 명문 구단의 구애를 받았다. 월드컵에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인 마스체라노는 2006~2007 시즌이 시작되기 리베르플라테에서 런던의 웨스트햄으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마스체라노는 남미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부진에 빠졌다.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와 압박에 적응하지 못했고 감독의 신임까지 잃고 말았다. 이런 그에게 희망의 빛이 된 것은 바로 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의 러브콜이었다. 지난 2월 우여곡절 끝에 리버풀로 팀을 옮긴 마스체라노는 웨스트햄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원에서 포백 앞에 위치해 수비를 든든히 한 것. 마스체라노의 이같은 활약에 베니테스 감독은 스티븐 제라드와 샤비 알론소 등 뛰어난 능력의 미드필더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안필드에서 벌어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쳤다. 마스체라노는 상대 공격의 시발점인 프랑크 람파드를 집중 마크하며 피치 위에서 지워버리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 젠나로 가투소, 피치 위가 전장인 '싸움소' 젠나로 가투소(29, AC 밀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그는 '싸움소' 라는 별명답게 피치 위에서 강력한 몸싸움을 통해 상대 키플레이어를 막고 패스 흐름을 자르며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이다. 그의 활약에 이탈리아 대표팀은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가투소의 진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새벽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1차전에서 가투소는 부상으로 교체아웃되기 전까지 상대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그가 빠지자 맨유가 2골을 몰아친 것을 보면 가투소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3일 새벽 스타디오 산시로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도 가투소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집중마크하며 맨유의 공격을 막았고 안드레아 피를로와 클라렌스 시도로프와 카카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하며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이제 가투소에게 남은 것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드는 일. 가투소는 지난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 패배해 준우승에 그친 것을 이번에는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 bbadagun@osen.co.kr 마스체라노-가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