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트로피카나필드(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로케이션이 중요하다. 패스트볼을 낮게 던질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그는 과거 이런 공을 잘 던졌다". 조 매든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간) 경기에 앞서 서재응(30)에게 기대하는 바를 위와 같이 밝혔다. 지난 등판서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를 허용하던 모습을 이번에는 바꿔주기를 바랬다. 서재응은 감독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다. 최악의 부진에서 금방 탈출하면서 '슬럼프 기미'를 조기에 차단했다. 서재응이 지난 등판의 악몽에서 벗어나며 올 시즌 가장 안정된 피칭을 보여줬다. 서재응은 3일 트로피카나필드 홈구장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는 올리지 못했지만 투구 내용은 고무적이었다. 특히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전 1⅓이닝 7피안타 6실점 부진을 곧바로 만회하면서 이날 호투는 앞으로 상승세를 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상관 없이 전체적으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임에 따라 앞으로의 투구에 더욱 눈길이 쏠리게 됐다. 이날 서재응이 던진 공은 모두 92개(스트라이크 59개). 탈삼진 3개와 사사구 2개를 기록했다. 25타자를 상대로 잡은 14개의 범타 가운데 6-8의 비율로 땅볼보다 뜬공처리가 약간 많았다. 9.51이었던 시즌 방어율은 8.19로 다소 낮아졌다. 2회를 제외하면 흔들린 이닝이 없었고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는 근성도 돋보였다. 1회 3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상쾌하게 출발한 서재응은 2회 큰 것 한 방으로 2실점했다. 저스틴 모노에게 우전안타, 토리 헌터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허용해 단숨에 2점을 내준 것. 그러나 제프 서릴로에게 우전안타, 제이슨 타이너의 몸을 맞혀 몰린 1사 1,2루에서 제이슨 바틀렛을 유격수 땅볼, 루이스 카스티요를 2루땅볼로 잡아내고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닉 푼토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3자범퇴로 3회를 막은 서재응은 4회 1사 후 제이슨 쿠벨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시릴로를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잡는 순간 귀루가 늦은 쿠벨이 1루에서 횡사해 손쉽게 수비를 끝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5회에 나왔다.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2루. 서재응은 푼토를 볼카운트 2-2에서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 후속 조 마우어를 공 3개로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위기 상황에서 잇달아 4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도망가지 않는 적극성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 셈이다. 선두 타자 모노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허용한 6회에는 2루를 노린 모노를 탬파베이 우익수 델몬 영의 빨랫줄 같은 송구로 잡았고 헌터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에는 쿠벨과 서릴로를 각각 우익수와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해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결국 한계 투구수에 가까워오자 서재응은 1-2로 뒤진 7회부터 마운드를 숀 캠프에게 넘기고 투구를 끝냈다. 탬파베이가 1-3으로 패색이 짙던 9회말 동점을 만들면서 서재응은 패전을 면할 수 있었다. 탬파베이는 결국 연장 10회말 결승점을 뽑아 4-3으로 승리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