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SK에 '밸런타인 스타일' 이식
OSEN 기자
발행 2007.05.04 07: 48

'김성근 매직'. 김성근 SK 감독은 최근 TV 인터뷰에서 "지바 롯데로 가서 바비 밸런타인 감독 밑에서 일본야구와 미국야구를 배울 수 있었다. 지금은 전화위복이라 생각한다"라고 회고했다. 그리고 요즘 SK 야구를 보면 이 말이 공치사가 아니란 걸 확인할 수 있다. 단지 팬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야구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그렇다. ▲김성근 매직 일본 매스컴은 밸런타인의 용인술을 두고 '바비 매직'이라 칭한다. 파격적 기용이 쓰는 족족 먹혀들어서다. 김 감독 역시 지난 3일 두산전에 이호준을 1군 복귀시키자마자 4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이호준은 당일까지 2군에서 실전을 뛰었고, 도원구장까지 찾아가 이를 직접 지켜본 김 감독은 그 자리에서 1군 승격과 4번 기용을 결심한 듯하다. 그리고 3일 '더블헤더'를 뛴 이호준은 1회말 2사 2루에서 맞은 1군 복귀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구자운의 초구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지난 2005년 9월 이래 이호준을 깜짝 중용한 김 감독의 감(感)이 적중한 순간이었다. 비단 이호준뿐 아니라 SK 현 라인업 중 상당수가 김성근의 '작품'들이다. ▲타순 파괴 밸런타인 매직의 특징은 '히가에리 타순' 즉, 매일 바뀌는 타선이었다. 그의 타순 파괴 때문에 2005시즌 이승엽(현 요미우리)은 좌투수 등판 시 결장이 잦았고, 7번을 쳐야 했으나 결과는 일본시리즈 우승이었다. 지금 SK도 2군 선수가 올라오자마자 4번을 칠 정도니 고정 타순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현-박재홍 등 간판급들도 하위 타순 배치나 결장이 예삿일이 됐다. 하위타선에서 무게를 잡아주는 최정은 롯데 마린스 시절의 이승엽을 연상시킨다. ▲승리 공식 밸런타인은 'YFK' 즉, 야부타-후지타-고바야시의 필승 불펜진을 구축했다. 아직 롯데 만큼 정형화돼 있지 않지만 SK 역시 정대현-조웅천-윤길현-정우람-가득염이 불펜의 축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김원형까지 롱맨으로 가세했다. 또 테이블 세터의 기동력을 중시하는 점 역시 흡사하다. SK는 3일까지 팀 도루 36개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 마린스 역시 2005년 톱타자 니시오카 혼자서만 4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당시 니시오카는 1~2번으로 출장한 112경기에서 출루시 득점율 50%라는 경이적 데이터를 남겼다. 출루시 점수로 연결시키는 능력 역시 SK는 현재 8개구단 최강(108득점, 팀 1위)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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