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종료 후 사령탑에 오른 최고 투수코치 출신 김시진(49) 현대 유니콘스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팀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은 현재 3가지 의미로 회자되고 있다. 시즌 초반 현대가 홈경기 7연패에 빠졌을 때는 ‘9회말까지 야구를 한다는 것은 곧 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농담성 분석이 나왔다.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했다. 수원 홈구장에서 지독하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으니 매번 ‘9회말 마지막 공격’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말의 의미가 반대가 됐다. 원정경기에서 이기는 날이 많아지면서 상대방을 9회말까지 경기에 나서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김시진 감독이 밝힌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이란 것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2가지 의미보다는 ’끈끈하고 포기하지 않는 팀‘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의 선언처럼 현대는 최근 경기서 정말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팀이 돼가고 있다. 주초 LG와의 잠실 3연전이 대표적인 경기였다. 전임 김재박 감독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 3연전에서 현대는 경기 막판 집중력을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2번 일궈냈다. 지난 1일 3연전 첫 경기에서는 0-3으로 뒤지다가 7회 솔로 홈런에 이어 8회 대거 7득점, 8-3의 역전승을 이끌었고 3일 경기에서는 5-5로 맞선 9회초 공격서 결승점을 뽑아내 6-5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김시진의 현대호’가 갈수록 끈끈한 저력을 발휘하고 있어 앞으로 상대하는 팀들은 정말 9회말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한 번 터지면 집중타로 대량 득점을 올리는 저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