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은 한국야구계에서도 메이저리그의 ‘코리안 특급’ 박찬호(34)의 갑작스런 신상 변화가 화제였다. 뉴욕 메츠 구단이 박찬호를 방출 혹은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에 야구인들은 안타까워하는 한편 한국야구를 위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내놨다.
먼저 작년 4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으로 박찬호와 함께 하며 지켜봤던 김인식 한화 감독은 연고 선수인 박찬호에 대해 "국내에 들어오면 얼마든지 통할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WBC 때도 공이 별로 안 좋았는데 최근 등판 경기를 보니 영 좋지 않더라"라며 "자신감을 조금 잃은 것 같은데 국내에서 던지면 자신 있게 잘 던질 텐데"라고 견해를 밝혔다.
김 감독뿐만 아니라 한국야구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박찬호가 한국무대 복귀를 결정하면 당장 받아줄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KBO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박찬호가 복귀한다고 하면 시즌 중 등록도 가능할 것이다. 원래는 돌아와도 올 시즌은 뛸 수 없지만 지난 번 해외파 복귀 특별규정을 적용하면 올 시즌 등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1992년 공주고 졸업 당시 연고 구단인 한화가 지명해놓은 선수로 국내무대로 돌아오게 되면 한화에 입단해야 한다. 단 당해 연도에 한국프로야구 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2월 1일 현역으로 등록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박찬호가 시즌 중에 돌아오게 되면 다음 연도에나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찬호라는 슈퍼스타가 돌아오면 국내 프로야구에 엄청난 흥행 호재가 될 것임에 틀림없기에 한국야구계로서는 ‘특별규정’을 적용해 복귀시키는 데 앞장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라면 당장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O는 지난 3월 송승준(롯데), 이승학(두산) 등 해외파 선수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예외 규정을 적용한 바 있다.
물론 김 감독이나 KBO 관계자의 견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아직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명예롭게 은퇴하고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장 국내 복귀는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평소 “마지막에는 한국야구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힌 것처럼 전격적으로 한국무대 복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츠에서 방출 대기 상태인 박찬호는 이 조치를 거부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다. 박찬호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야구 복귀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올 시즌 8개구단 물고 물리는 혈전으로 관중 증가와 함께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야구에 박찬호라는 ‘기폭제’가 등장할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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