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 원작 줄줄이 성공, 한국만화 원작드라마는?
OSEN 기자
발행 2007.05.06 10: 13

지난 4월 25일 열린 제4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시상식에서는 한 가지 두드러진 의미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바로 일본 원작 드라마의 성공에 대한 공인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TV부문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김명민과 손예진이 각각 탔다. 김명민은 MBC TV ‘하얀거탑’으로 손예진은 SBS TV ‘연애시대’로 최우수 연기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뿐만 아니다. ‘하얀거탑’의 안판석 감독은 TV연출상을 탔다. 영화로 치면 감독상에 해당하는 영광이다. 두 작품은 잘 알려진 대로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이다. ‘하얀거탑’은 1969년 야마자키 도요코가 쓴 소설을 1978년 일본 후지 TV에서 드라마로 만들었고 이것은 다시 2003년 후지 TV 창사 45주년을 맞아 25년만에 다시 리메이크 됐다. 우리나라에서 방송된 ‘하얀거탑’은 2003년판 ‘하얀거탑’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각색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연애시대’는 일본의 스타 극작가 노자와 히사시의 유작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노자와 히사시는 현재 SBS TV 금요드라마로 방송되고 있는 ‘연인이여’(95년 후지TV 방영)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2004년 44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지만 그가 쓴 극작들은 한일 양국의 드라마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두 작품은 시청률 면에서나 비평가들의 평가면에서나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시청률로 나타난 수치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두 작품이 선물한 ‘색다른 느낌’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커다란 파장으로 남았다. 두 작품의 성공으로 우리나라 제작사들 사이에서는 일본 원작 확보 경쟁이 붙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 만들어지는 두 편의 드라마가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측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SBS TV ‘쩐의 전쟁’과 OCN TV 무비 ‘키드갱’이 그것이다. 둘은 모두 우리나라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것도 현재 연재 중이거나 발간 중인 만화들이다. 박신양 박진희가 주연을 맡은 ‘쩐의 전쟁’은 만화작가 박인권 씨의 작품으로 현재 모 스포츠신문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드라마 소재로는 드물게 사채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금나라(박신양 분)가 집안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사채업자의 길을 걷게 되고 그 바닥에서 크게 성공은 거두지만 결국은 돈의 노예가 되어 본성을 잃어간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키드갱’은 1996년부터 21권이 발간된 신영우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때 주먹세계를 주름잡던 폭력 조직 ‘피의 화요일파’ 조직원들이 공소시효 만료 6개월을 남겨 놓고 우연히 젖먹이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생기는 일들을 코믹하게 담고 있다. 무시무시한 폭력조직과 천진무구한 젖먹이 어린이라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두 상대를 한 상황에 몰아 넣은 설정 자체가 코믹스러움과 인간미를 예상케 한다. 손창민 이기우 이종수 임호 김빈우 김정난 등이 출연한다. 일본 원작 소설을 사들이고 우리나라 인기 만화를 드라마로 만들어 내는 일들은 드라마 소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이미 드라마 ‘궁’이나 영화 ‘타짜’에서처럼 만화 원작 작품이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대물’ ‘식객’ 같은 인기 연재만화들도 줄줄이 드라마 제작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각각 5월 16일과 18일에 첫 방송되는 ‘쩐의 전쟁’과 ‘키드갱’, 굳이 일본소설 원작 드라마와 비교를 하며 기대치를 높이는 이유도 본격적인 ‘한국 만화 원작 드라마’라는 상징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00c@osen.co.kr 드라마 ‘쩐의 전쟁’과 ‘키드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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