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으로 덤벼야 한다". '주니치 선배' 이종범(37.KIA) 이 최근 힘겨운 행보를 펼치고 있는 이병규(33) 기살리기에 나섰다. 이병규는 개막 두 달째를 맞아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데다 오치아이 감독의 기용 방법까지 달라지는 등 여러 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6번타자로 출전한 지난 6일 요코하마전 마지막 타석서 잘맞은 우전 안타를 날려 22타석 만에 안타를 생산했지만 현재 2할 5푼 9리의 저조한 타율에 머물고 있다. 이종범은 6일 한화와의 대전경기를 앞두고 "병규의 타격 장면을 보니 국내에 있을 때 안좋던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다. 높은 볼, 낮은 볼에 모두 방망이가 나가더라. 안되니까 어정쩡하게 선 채로 방망이를 내밀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외국인 선수에겐 첫 해가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 팀들은 전력분석팀을 동원해 한 달 정도면 모든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때부터 집요하게 약점만 파고든다. 지금 이병규가 그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쓴소리에 그치지만 않았다. 이종범은 "돌파구를 찾으려면 무엇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타석에서 맞겠다는 각오로 홈플레이트쪽으로 바짝 붙을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폼도 그냥 서있는 폼 보다는 일본 투수들의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공략을 위해서 좀 더 무릎을 구부리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며 기술적인 조언도 곁들였다. 이종범은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 6개월 동안 이병규에 앞서 배번 7번을 달고 나고야돔을 누볐다. 일본 진출 첫 해인 98년 화려한 주루플레이와 매서운 타격으로 주니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너무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바람에 그 해 6월 한신 투수 가와지리의 투구에 맞아 팔꿈치 골정상을 입고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지금까지도 일본 야구인들이나 국내 야구인들이 당시 골절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일본에서 성공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올해로 데뷔 15년째를 맞는 이종범은 노쇠화 기미를 보이며 타격 부진에 빠져있다. 이종범은 "내 코가 석자인데 병규에게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후배가 고생하고 있는데 선배로서 내 경험과 희망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조만간 통화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지난해 WBC서 함께 환호하는 이병규-이종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