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野神)’으로 불리우는 김성근(65) SK 와이번스 감독은 하루에 보통 야구 경기를 4~5개씩이나 본다고 한다. 오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 오후에는 2군 경기장을 찾거나 일본야구 낮경기 중계, 그리고 저녁에는 메인이벤트인 팀 경기, 그리고 밤늦은 시간에는 한국야구 녹화 방송 등을 본다고 한다. 하루를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내는 셈이다. 새벽까지 프로야구 녹화 방송을 보고 다음날 아침 메이저리그를 습관적으로 볼 때는 본인도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란다. 이처럼 김 감독은 야구를 분석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SK는 승승장구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런 김 감독이 지난 주말 현대전에서 1승 2패로 열세를 보였다. 잘나가던 SK도 ‘복병’ 현대의 덫에 걸려 주춤한 것이다. 지난 6일 만난 김성근 감독은 현대와의 첫 경기서 패한 요인 중 하나로 ‘방송중계’를 들었다. 김 감독은 "현대가 잘하네. 그런데 다른 팀 경기들은 경기 후 녹화 방송으로 다 직접 보고 분석했는데 현대 경기는 많이 보지 못했어. 그 탓에 선수들 성향을 분석하지 못했지”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일례로 첫 날 경기서 맹활약한 현대 유격수 지석훈에 대해서 “1할대 타율이어서 경계하지 않았는데 안타를 치대. 타구 방향을 미리 알았으면 수비 시프트를 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라며 아쉬워했다. 미리 방송을 통해 현대 전력을 파악했으면 제대로 대처할 수 있었다는 말이었다. 물론 녹화 방송을 통해 분석하지 못한 게 전적인 패인은 아니지만 꼼꼼한 성격의 김 감독으로서는 현대 경기를 미리 눈으로 직접 많이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김 감독의 이런 반응에 현대 측은 “그래도 우리가 최근 4연승할 때는 생중계 다했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 현대는 다른 팀에 비해 경기 중계 횟수가 적었지만 지난달 27일부터 5월 3일까지 삼성, LG와의 6연전은 케이블 방송에서 모두 중계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