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대 280'. 전세계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스파이더 맨 3'와 유진의 영화 데뷔작 '못말리는 결혼'의 국내 스크린 확보 숫자다. 블록버스터 '스파이더 맨 3'의 스크린 독점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이와 맞붙는 유진 측은 "한번 붙어볼만 하다"며 오히려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개봉관 확보에 노심초사했던 제작사 컬처캡미디어(대표 최순식)는 어렵게 280개 스크린을 따내고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중이다. 그러나 정작 싸움은 이제부터다. 메이저 배급사들을 통해서 어렵게 확보한 개봉 스크린 숫자가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기 때문. 일부 극장주들은 지난해 여름 봉준호 감독의 '괴물' 흥행 돌풍 당시에도, 평일 오전과 오후 등에는 다른 영화를 잠시 내걸었다가 저녁 황금 시간대를 '괴물'로 몰아주는 편법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모처럼의 극장 나들이에서 "시간대에 '괴물'밖에 볼수 있는 영화가 없더라"는 불평을 털어놓게 됐고,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독점 시비에 불을 붙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 '스파이더 맨 3'는 '괴물'보다 독점 정도와 흥행 파고가 더 높다. 5월 1일 전국 617개 스크린에서 막을 올린 이 영화는 개봉 첫날 일일 관객동원 신기록인 50만2000명을 모으며 기염을 토했다. 당연한 결과로 어린이날을 낀 개봉 첫주말 816개로 스크린을 늘리면 개봉 6일 만에 255만9000명을 기록, 일찌감치 국내 외화사상 최다관객 신기록 수립이 점쳐지고 있다. '스파이더맨 3'의 파상 공세에 같은 날 개봉한 차승원 류덕환 주연의 '아들'은 지난 주말까지 25만6000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진이 10일 토종 코미디 영화로 미국의 수퍼히어로 거미인간에게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다. 스크린 데뷔작 '못 말리는 결혼'에는 김수미 임채무 윤다훈 안연홍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출연했다. 그녀의 상대역은 하석진이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 유진은 김수미 임채무 등의 막강한 화력 지원 속에 특유의 앳된 표정을 앞세워 배꼽 빠지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코미디 영화의 남 녀 달인으로 급부상한 김수미와 임채무는 사실상 '못말리는 결혼'의 키 포인트. 신명나는 애드리브와 농익은 연기로 예고편에서부터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린 사실에 제작진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수에서 탤런트, MC, 뮤지컬과 영화 배우 등 전천후로 뛰고 있는 유진이 미국 블록버스터의 올 시즌 첫 공습을 얼마나 잘 막아낼수 있을 지에도 충무로의 관심이 모이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