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발 마운드의 안정성 확보가 시급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KIA는 지난 8일 LG에 덜미를 잡혀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주중 사직 롯데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둬 기분좋게 승률 5할을 기록했지만 이후 4경기 모두 지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은 수모를 당했다. 아직은 초반인 데다 매일 팀 순위가 바뀌기 때문에 꼴찌는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투수력이 막강하다고 평가받은 KIA의 최하위 추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믿었던 투수력에서 밑천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원투펀치 그레이싱어와 김진우의 공백이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8일 현재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3.91. 겨우 LG(4.21)에 앞선 7위. 지난해 KIA는 투수력이 가장 탄탄했다. 삼성과 함께 팀 방어율 3.33을 기록,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넓은 광주구장의 혜택과 함께 투수력으로 4강을 이뤄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14승 투수 그레이싱어가 일본 야쿠르트 스월로스에 입단했고 10승을 따낸 김진우는 개막 이전부터 모습을 감춘 채 이제야 몸을 풀고 있다. 두 투수는 지난해 49경기에 선발 등판해 24승을 올렸다. 팀 선발 경기의 40%를 소화했다. 두 투수 없이 KIA는 윤석민 에서튼 이대진 전병두 4인 선발 체제로 개막을 맞이했다. 잘 돌아가는 듯 싶었지만 곧바로 문제를 드러냈다. 그러나 선발진 가운데 자신의 등판 간격을 지키고 있는 투수는 윤석민에 불과하다. 에서튼과 이대진은 5일을 쉬어야 된다. 특히 에서튼과 이대진은 각각 2승씩을 거두고 있지만 항상 아슬아슬한 피칭을 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민 역시 나가면 상대 에이스들과 맞붙은 등 대전운이 따르지 않아 벌써 5패(1승)를 당하고 있다. 전병두는 구위 난조로 미들맨으로 강등되더니 2군으로 추락했다. 땜질 선발도 일시적인 효과뿐이었다. 고졸 루키 양현종은 좋은 구위를 보여 선발로 낙점되는 듯 싶었으나 들쭉날쭉해 2군으로 내려갔다. 곽정철은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난타당했고 곧바로 2군행 조치됐다. 첫 등판에서 깜짝 호투한 좌완 진민호가 꾸준하기를 바라고 있다. KIA 마운드는 선발투수들이 최소한 5~6회까지 막아주고 신용운-한기주의 필승카드로 막는 승리 방정식이 자리잡는 듯했다. 그러나 선발진이 버티지 못하는 데다 로테이션까지 구멍이 나고 있다. 이로 인해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윤석민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 연패의 늪에 빠지는 위험성이 크다. KIA는 벌써 두 차례의 4연패를 당하고 있다. 그레이싱어와 김진우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해결책은 우선 김진우의 복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기에 최희섭의 입단을 가정한다면 서튼을 퇴출시키고 외국인투수를 보강해야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지금 KIA는 방망이만을 한탄할 수 없는 지경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