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좋지아니한가’의 정윤철 감독이 극심한 침체기에 빠진 한국영화의 6가지 한계점을 지적했다. 정 감독은 5월 9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산업의 현황’ 토론회에서 최근 한국영화의 부진을 거론하며 “한국영화산업의 혹독한 암흑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 감독이 지적한 6가지 한계점은 ‘국내 관객 포화상태’, ‘제작할 수 있는 영화의 한계’,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한 유통망 붕괴’, ‘구태의연한 마케팅의 문제점’, ‘전 세계 동시 개봉’, ‘디지털 배급으로 인한 프린트수 제한 불가’다. 이 한계점을 하나하나 풀이하자면 첫째 먼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국내 관객수는 이미 포화상태로 한계에 달했다는 것. 둘째 국내 장르문학의 부재와 프로 시나리오 작가 부족 등 기초체력 쌓기를 등한시한 나머지 제작되는 영화의 폭이 좁다. 셋째 스크린쿼터 축소로 유통망이 붕괴됨에 따라 투자자의 심적 마지노선마저 무너져 제작된 영화라 할지라도 개봉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넷째 한국영화산업의 마케팅 또한 새로운 시도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각 영화의 마케팅을 전담하는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다섯째 최근 블록버스터의 전 세계 동시개봉이 트렌드로 굳어지면서 그동안 묵인되고 있었던 불법다운로드가 불가능해져 비공식적 안정장치가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여섯째는 최근 디지털 배급이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프린트수 제한이 불가능하고 개별극장의 점장이 상영관의 횟수를 결정하는 시스템 또한 한국영화산업의 한계라는 말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양기환(영화인대책위 상임집행위원 직무대행)의 사회로 진행됐고, 최영재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국장, 장동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무처장,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한국영화감독조합 공동대표인 정윤철 감독, 김유평 영화인대책위 언론대책위원장, 김길호 매니지먼트협회 사무국장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pharos@osen.co.kr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산업의 현황’ 토론회에서 한국영화산업이 가진 6가지 한계점을 지적한 정윤철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