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유중일 코치의 '아름다운 배려'
OSEN 기자
발행 2007.05.09 19: 14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다운 것. 김경문 두산 감독, "감독 마음은 감독이 알지". 9일 두산-삼성전이 연기되기 앞서 잠실구장. 경기 1시간 여 전부터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김 감독은 "팀 분위기도 좋은데 우천 연기되면 아쉽지 않냐"고 묻자 "하늘에서 쉬라고 비내리는 것인데 굳이 경기할 필요 있나. 우리 분위기 좋다고 강행하는 건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두산은 지난 4월 8일 대구 삼성전부터 15일 잠실 SK전까지 6연패의 늪에 빠진 바 있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도 연패에 빠져 봤고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은 삼성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속된 말로 '과부의 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했던가. 김 감독은 사령탑의 스트레스는 기자들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시절부터 삼성 사령탑을 맡아 한국시리즈 2연패까지 이뤄내며 엘리트 코스만 밟아 온 선 감독은 그 누구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2연패한 저력있는 팀인데 계속 부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절친한 후배인 선 감독의 선전을 기원했다. 유중일 삼성 코치, "재걸아 괜찮아. 힘내". 유중일 삼성 수비 코치는 지난 8일 경기에서 한 경기 최다 실책(4개)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긴 김재걸에게 "나는 예전에 한 경기에 실책 5개 한 적이 있다"며 위로했다. 유 코치는 대학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섰을 때 5개의 실책을 기록한 적이 있다는 것. 본인이 기억하기엔 5개였는데 기록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 코치는 아무리 김재걸이 수비를 잘해도 한 번 휩쓸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것. 유 코치는 "그럴 때면 공이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다. 재걸이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수비 코치인 내가 이해해야지 누가 그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겠냐"며 행여나 제자가 주눅들진 않을까 걱정했다. 유 코치는 아직 수많은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슬럼프에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김 감독과 유 코치의 모습에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what@osen.co.kr 김경문 감독-유중일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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