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5시반 수원구장 현대 덕아웃. 텅빈 덕아웃에 한 선수가 홀로 남아서 하늘을 쳐다보며 울부짖는다. "안돼요, 안돼. 그리는 못합니다"라는 과거의 유행가 가사가 있듯 이 선수는 '우천 연기는 안된다'며 절규했다. 이 현대 선수는 우완 정통파 투수 김성태(25)였다. 김성태는 이날 훈련을 마친 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원망스러웠다. 올 시즌 1군에서 중간투수로 뛰고 있는 김성태는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는 10일 한화전 선발 투수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고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9일 경기가 비로 연기되면서 김성태의 10일 경기 선발 등판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김성태로선 그토록 고대하던 선발 등판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9일 등판 예정이던 우완 전준호가 10일로 늦춰졌고 김성태는 선발이 아닌 중간 불펜진으로 원대 복귀해야 했다. 11일은 원래 예정대로 좌완 선발 장원삼이 나올 차례다. 김성태로서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잡은 선발 기회가 비로 무산됐으니 하늘이 원망스러운 것이다. 김성태는 2001년 장충고를 졸업하자마자 현대 유니폼을 입은 만년 기대주였다. 최고구속 시속 147km의 빠른 직구와 각이 좋은 커브를 갖고 있는 김성태는 그동안 컨트롤 부족으로 2군에서 주로 활동해야 했다. 올 시즌 제구력이 향상되면서 1군 출전 기회가 많아진 김성태는 프로 데뷔 이후 7년 만에 고대하던 선발 등판의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그 꿈이 비로 무산돼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아마도 이날 4경기가 모두 우천으로 연기된 탓에 가장 억울한 선수는 현대 김성태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sun@osen.co.kr 현대 유니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