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이 울 때마다 영화도 함께 운 사연?
OSEN 기자
발행 2007.05.11 08: 56

차승원에게 붙어다니는 수식어는 '흥행배우'다. 많은 개런티를 챙기고도 흥행 보장이 전혀 안되는 '부도수표' 스타들과 달리 차승원은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 볼 때 알토란 같은 연기자다. 왜? 성공 확률이 높아서다. 2001년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2002년) '선생 김봉두'(2003년) '귀신이 산다'(2004년) '혈의 누' '박수칠 때 떠나라'(2005년)까지 그가 주연으로 나선 영화는 거의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 남는 장사를 했다. '신라의 달밤'과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혈의 누' 등은 대박이 난 영화다. 대박 확률도 여느 스타들보다 올라가는 게 차승원 캐스팅의 묘미다. 그런 그가 최근 2년 새 두번 크게 울었다. 지난해 이맘 때 '국경의 남쪽'으로 영화배우로서는 첫 참패를 당하더니 올 해 '아들'의 부진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코미디 연기에 강한 그가 최루성 멜로에 출연한 단 두편이 모두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셈이다. 탈북 남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국경의 남쪽'에서 차승원은 정말 가슴 아프게 울었다. 북에 남겨두고 온 그 여인을 못잊어서다. 무기수 아버지가 단 하루의 외출을 얻어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아들'에서도 그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류덕환과의 연기 호흡도 뛰어나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수작이다. 그런데 흥행 성적은 별로다. 하필 차승원이 두번 울 때마다 시즌 오픈 블록버스터들과 정면으로 부딛혔다. 그 것도 개봉 첫 주에를 같이 하면서다. 우연으로 보기에는 하늘의 장난이 지나쳤다. '국경의 남쪽'은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3'와 동시 개봉, 그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미션 임파서블 3'가 460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동원할 때, '국경의 남쪽'은 단 22만명 기록을 남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번에는 영화 사상 최대인 3억 달러 제작비의 '스파이더맨 3'와 만났다. 할리우드 출신의 거미 인간이 일일관객 최다 관객 등 연일 기록을 세우며 개봉 첫 주말 150만명을 훌쩍 넘어선데 비해 '아들'은 25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개봉 시기를 잘 탔으면 차승원의 첫 흥행 멜로가 됐을 수작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멜로 영화와는 묘하게 인연이 엇나가는 '흥행배우' 차승원이다. '국경의 남쪽'과 '아들' 영화 스틸(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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