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복귀로 한국 프로야구가 수난시대를 끝낼 수 있을까. '빅초이' 최희섭(28)의 KIA 입단은 분명 국내 프로야구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라는 훈장과 시카고 컵스, 플로리다 말린스, LA 다저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풀타임 3년을 보냈고 통산 40홈런을 쳤다. 당장 관중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희섭에 앞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신시내티 레즈 출신 봉중근이 LG에 입단했다. 최희섭과 함께 해외파 특별지명을 받은 이승학(두산) 송승준(롯데)도 곧바로 계약을 맺고 입단, 실전 등판까지 마쳤다. 앞으로도 김선우는 물론 박찬호 추신수 등도 국내로 유턴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국내 야구계는 지난 94년 박찬호의 LA 다저스 입단과 함께 해외 진출 붐이 일었다. 수 십 명의 유망주들이 한국야구를 뒤로 하고 기회의 땅인 아메리카 대륙을 밟았다. 한때 '엑소더스(대탈출)'라는 단어가 신문 제목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같은 '엑소더스'는 결과적으로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됐다. 원할한 세대 교체와 전력 보강의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었고 흥행의 버팀목인 스타 부재라는 결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의 고급야구에 눈을 뜬 야구팬들은 촌스러운(?) 한국 야구를 외면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10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인기 하락과 저변 약화로 이어졌다. 더욱이 이들 해외파 선수들은 구단들에 두 번의 아픔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진출과 함께 전력 보강의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후 미국에서 자리 잡을 수 없게 되자 국내의 문을 두드렸고 후한 대접을 받고 입단했다. 물론 필요에 의해 러브콜을 했지만 구단으로선 만만치 않은 영입 비용까지 지불해야 했다. 최희섭은 광주일고 졸업 당시 해태로부터 3억 원을 제시받았으나 뿌리치고 고려대에 진학했다. 당시 해태는 지명을 해놓고 졸업하는 4년 후에 보자는 입장이었으나 최희섭은 미국으로 진출했다. 그로부터 8년 만에 KIA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몸값은 최대 15억 5000만 원까지 뛰었다. 이는 13억 5000만 원을 받은 봉중근도 마찬가지다. 해외파 복귀선수들은 구단이나 팬들의 기대 만큼 활약을 해줄 가능성은 반반이다. 봉중근을 비롯해 송승준 이승학 등은 아직 두드러진 활약을 못하고 있다. 8개 구단 감독들은 최희섭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래도 야구팬들은 이들이 제 몫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 긴 세월을 참고 기다린 구단도 살고 선수들도 살고 야구팬들은 즐겁다. 복귀파들이 한국 프로야구가 지난 10년 간의 수난시대를 접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sunny@osen.co.kr 최희섭이 메이저리거 시절 국내서 봉중근과 함께 훈련할 때 농구를 즐기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