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한국영화, 이유있는 부진
OSEN 기자
발행 2007.05.11 11: 17

2007년 상반기 한국영화는 아직까지 혹독한 겨울이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작년과 달리 영화계에 넘쳐났던 자본이 줄어들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상반기에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은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5월부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본격적인 공략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올 상반기 개봉 영화 중 ‘너는 내 운명’박진표 감독의 신작 ‘그놈 목소리’(설경구-김남주 주연),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과 임창정, 하지원이 재결합한 ‘1번가의 기적’, 17명의 섬주민이 모두 사라진 미스터리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등 3편만이 200만 고지를 넘어서는 성과을 올렸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나머지 한국영화들은 관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극장을 떠나야만 했다. 한국영화는 분명 과거와 달리 소재나 스토리 면에서 과거보다 한층 성숙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조폭코미디’라는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소재와 시도들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런데 한국영화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부진을 ‘개봉 시기의 어긋남’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영화 투자와 제작, 배급을 함께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부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개봉시기를 잘 맞추지 못한 것도 한 이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개봉한 한국영화의 대부분은 지난해 한국영화 제작붐이 일어났을 때 만들어진 영화다. 작년 개봉하지 못했던 한국영화들이 올해 들어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는 말이다. 때문에 영화가 주효할 수 있는 개봉시기를 맞추지 못해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관객들의 영화 선택에는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영화가 배경으로 한 시기와 내용이 일치해야 하는 것도 영화가 관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난해 흥행을 노리고 개봉했던 영화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영화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서야 하는 방패막이로 비춰지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국영화의 침체를 딛고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 당장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그동안 한국영화가 간과했던 부분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실천이 필요할 때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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