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입단한 빅초이 최희섭(28)이 팀에 합류한 날은 화제 만발이었다. 먼저 엄청난 몸집(196cm)에 보는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최희섭은 지난 12일 오후 광구구장에 도착하자마자 그라운드에서 서정환 감독에게 입단 신고를 한 뒤 코치실과 선수단 라커룸을 차례로 들러 인사를 했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따라붙었다. 그런데 라커룸으로 가는 길은 천장이 낮은 편이다. 최희섭의 머리가 천장을 스칠 정도로 아찔했다. 굽이 조금이라도 높은 신발을 신으면 머리가 닿을 위험성도 있을 정도였다. KIA 코치들과 직원들도 "저렇게 클 줄 몰랐다"고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러다간 천장을 높이는 공사를 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다. 라커룸에서는 광주일고 동문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특이 최희섭의 동기생인 이현곤은 많은 취재진 때문에 잠시 쭈뼛했으나 이내 반갑게 포옹하며 친구의 입단을 반겼다. 주장 이종범을 비롯 김종국 김상훈 등 광주일고 선배들도 "어, 희섭이 왔네"라며 활짝 웃었다. 한쪽에서는 "동문 회비부터 받자"는 농담도 나왔다. 이들은 최희섭이 하루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감독과 코치, KIA 직원들도 최희섭의 팀 합류와 함께 상당히 들뜬 모습이었다. 6연패로 근심의 얼굴을 하고 있던 서 감독은 "팀의 10년을 이끌 수 있는 선수"라며 환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최희섭의 도착을 기다리던 직원들도 "드디어 왔다"며 토종 4번타자로서 팀 장타력 기근을 해갈해달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KIA와 경기를 위해 광주구장을 찾은 SK 이만수 수석코치도 한마디 거들었다. 이코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시절 최희섭과 여러 차례 만났다. 특유의 활달한 몸짓과 함께 "너, 오늘 안나오지? 될수록 천천히 나와라"라며 은근히 최희섭의 장타력을 두려워하는 농담을 했다. 최희섭은 "방금 선수등록 됐으니 당장이라도 뛸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sunny@osen.co.kr 최희섭이 지난 12일 광주 경기 후 그라운드로 나와 선후배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