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청순 미인 한지민(25)이 강단 있는 조선의 여성으로 변신했다. 한지민은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경성스캔들(한준서 연출, 진수완 극복)’에서 옛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신여성 ‘나여경’ 역을 맡았다. 여경은 품위 있고 단아하면서 야무기까지 한 현대판 ‘알파걸’이다. 극중 여경은 의식 없이 유행이나 좇고 사치나 일삼는 모던걸과 모던보이를 경멸한다. 그녀에게 장난삼아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꼬리를 내리고 도망간 모던보이도 부지기수. 이에 화가 난 모던보이들은 여경이 늘 촌스런 흰 저고리와 검정치마를 입고 다니는 점에 착안, ‘조마자’라 놀려댄다. 풀이하면 ‘조선의 마지막 여자’란 뜻으로 패션과 신문물에 눈이 뜨이지 못한 여경을 비웃는 의미다. 그동안 주로 현대극을 통해 청순미를 뽐내온 한지민으로서는 다소 억울한 별명인 셈. 하지만 이미 여경에 완벽히 동화된 한지민은 “내가 만일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꼭 여경 처럼 살았겠다 싶을 정도로 매우 마음에 드는 역할”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자신을 한지민이 아닌 여경으로 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편 극 초반부에 여경은 남자 주인공 선우완(강지환 분)의 ‘경성에서 가장 촌스런 여자를 데려와도 차송주(한고은 분)같은 모던걸로 바꿔놓겠다’는 내기에 걸려든다. 아주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재미날 ‘경성스캔들’은 ‘마왕’의 후속으로 6월 6일 첫방송 예정이다. 9pd@osen.co.kr K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