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내리는 눈’ 제작진, 실제 한강 투신자 구했다
OSEN 기자
발행 2007.05.14 07: 41

‘연인이여’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인 SBS TV 새 금요드라마 ‘8월에 내리는 눈’의 제작진이 한강에서 드라마를 찍다가 실제로 투신 자살을 시도한 사람을 구해낸 이야기가 알려져 훈훈한 뒷이야기로 회자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은 지난 5월 10일. 제작진은 드라마 2회분에 방송될 내용을 촬영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날 찍을 장면은 뺑소니 사고로 딸을 잃은 반숙(추상미 분)이 넋이 나간 채로 한강에 들어가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동우(조동혁 분)가 급히 강물에 뛰어 들어 반숙을 구하는 상황. 장소는 망원동 성산대교 부근이었다. 밤 10시부터 제작진 30여명과 드라마 촬영을 구경 나온 시민 약 30여명 등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강 위에는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서 조연출 안길호 PD와 안전요원이 보트를 타고 대기 중이었다. 촬영이 막 시작이 될 무렵, 갑자기 ‘풍덩’하는 소리가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윤류해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얼른 카메라와 조명을 돌렸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보트를 타고 대기하고 있던 요원들이 지체 없이 방향을 잡아 그 남자를 구해낼 수 있었다. 술에 만취한 그 남자는 잠시 배 위에서 안정을 취한 뒤, 신고를 받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 남자는 27세의 임 모씨로 고등학교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오다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구출과정의 모든 상황을 담은 제작진의 테이프는 촬영 다음날 SBS 뉴스팀으로 넘겨져 ‘모닝 와이드’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배 위에서 임 씨를 구한 안길호 PD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즐겁게 해주려다가 이렇게 실제로 사람까지 구하게 되어 우리 제작진은 모두 뿌듯해하고 있다. 부디 그 사람이 마음을 다잡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별난 경험을 한 소감을 밝혔다. 이혼녀와 미혼부의 열병 같은 사랑을 그려갈 ‘8월에 내리는 눈’은 추상미와 조동혁, 박탐희 류태준 최준용 등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6월 초 방송 예정. 100c@osen.co.kr ‘모닝 와이드’ 방송 화면.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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