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고전할 것 같다". '빅초이' 최희섭(28)이 정식으로 KIA 타이거즈 선수가 됐다. 최희섭은 14일 오전 11시 광주시 내방동 구단 사무소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지난 99년 시카고 컵스 입단 이후 8년 만에 고향팀 유니폼을 입은 최희섭은 "투수들의 변화구와 제구력이 너무 좋아 적응이 우선이다. 처음에 고전할 것 같다"며 국내 투수들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어 15일로 예정된 데뷔전에 대해서 "100%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나가고 싶다"며 당장 출전은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희섭은 곤색 정장, 갈색 넥타이의 깔끔한 차림으로 입단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어 서정환 감독이 배번 23번 유니폼을 입히고 모자를 씌워줬다. 최희섭의 입단을 진두지휘한 정재공 단장은 꽃다발을 건네며 입다을 축하했다. -입단 소감은. ▲일단 이틀 동안 유니폼 바지만 입고 운동하다 오늘 유니폼을 처음 입게 돼 너무 기쁘다. 사실 메이저리그 꿈은 고교시절부터 있었지만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 알았던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어 기분이 좋다. KIA에서 잘해줘 입단하게 돼 기쁘다. -이틀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본 소감은. ▲투수들의 공이 빠르고 제구력도 좋다. 트리플 A 수준이라고 하지만 트리플을 웃도는 투수들도 많았다. 경기 분위기나 관중들도 많이 왔다. 미국의 트리플A 못지 않다는 느낌을 들었다. -한국에서 잘할 수 있는가. ▲자신감은 있다. 다만 국내 투수들은 나의 단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10년 동안 떠나 있어 투수들을 많이 모른다. 처음엔 고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게임을 뛰면서 연구 많이하고 실전을 통해 파악해야 보완이 될 것 같다. -국내 복귀 계기는. ▲잘해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욕심이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못해 기회가 없어졌다. 주변, 가족들도 계속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야구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느 곳에서 최고가 되는 게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끝까지 있을 생각은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가 못됐던 것을 한국에서 되도록 하겠다. -국내 선수 가운데 인상적인 투수 있었나. ▲사실 잘 모른다. 오히려 고교시절 선배들인 노장 투수들 밖에 기억 못한다. 작년 하와이에서 만난 류현진, 장원삼이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붙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팬들도 재미있을 것이다. 누구라고 꼽을 수 없지만 어떤 투수를 상대하든 게임에서 최선 다할 것이다. 연구해서 그라운드에서 싸워서 이기겠다. -구체적으로 이루고 싶은 성적이 있다면.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하시는데 솔직히 부담된다. 팀도 안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 뿐이다. 기록에 대한 생각은 없다. 빨리 하루라도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입국 당시 승엽이 형 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정도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였다. 올해는 적응을 잘해야 된다. 워낙 투수들의 변화구가 좋기 때문에 적응하면 결과는 자동으로 따라올 것이다. -예상보다 컨디션이 좋아 곧바로 기용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몸상태를 물어보셨다. 야구를 20년 가까이 했기 때문에 치고 달리는 것은 다 똑같다. 그러나 100% 됐을 때 출전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욕심 같아선 이번 주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배번이 23번인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솔직히 미안하다. 2군 선수에게 양해 구하고 23번을 달았다. 이 번호가 내년 어떻게 될지 모른다(동석한 정재공 단장은 최희섭이 원하는 번호가 있는데 다른 선수가 달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KIA 팬들의 기대가 큰데. ▲광주에 오니 깜짝 놀랐다. 드디어 네가 왔구나 네가 잘해야 기아가 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식당에 가면 다들 좋아하시고 포근하게 반겨줘서 편안했다. 팀에서도 감독 코치 선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야구장에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가장 힘이 된다. -약혼자(야스다 아야 씨)와 결혼 계획은. ▲약혼녀는 미국에서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서로 의논을 해야 된다. 현재 나는 내일을 해야 되고 약혼녀는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한국으로 올 때 의논을 해야 될 것 같다. 나는 한국에서 살고 싶기 때문에 논의를 해야겠다. 약혼녀는 내가 일본에서 뛰거나 미국에 잔류하기를 원했지만 한국행 의사를 존중해주었다. -승용차는. ▲당연히 KIA 자동차를 타야겠죠. sunny@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