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펜, 우리 손 안에 있소이다'. 1983년생 동갑 권혁-안지만이 삼성 불펜의 핵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들은 2002년 고교 졸업 후 나란히 고향팀인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절친한 입단 동기. '파이어 볼러' 권혁은 2004년 큰 키(187cm)에서 내리꽂는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불펜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2005년 8월 왼쪽 팔꿈치 수술 이후 지난 시즌 내내 재활훈련에 매달리며 재기를 다짐했던 권혁은 14일 현재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 3승 무패 5홀드(25⅓이닝 13피안타 17볼넷 40탈삼진 9실점)에 방어율 2.84를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부문은 한화 류현진(47개)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권혁은 지난 6일 사직 롯데전에서 2⅔이닝 1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고무적인 것은 12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아웃카운트 8개 중 7개를 삼진으로 뽑아냈다는 것. 권혁은 "주로 이기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니까 잘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올 시즌 열심히 해서 태극 마크를 달고 활약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앳된 외모 때문에 '중학생'이라는 별명을 가진 안지만은 마운드에 오르면 180도 돌변한다. 오직 팀 승리를 위해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뿐이다. 2005년 8승 3패에 방어율 3.48을 기록하며 기대주로 떠올랐으나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7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1패 2홀드에 그치며 팀 내서 유일하게 연봉이 삭감되는 수모를 겪었다. 안지만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5차례 등판, 9이닝 1피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방어율 0을 기록하며 선발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 시즌 14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패없이 방어율 1.99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 깜짝 선발 등판, 4⅔이닝 2피안타 4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7연패 탈출에 공헌했다. 양일환 투수코치는 "근소하게 앞서고 있을 때 권혁과 안지만이 마운드에 오른다. 시즌 초반에는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은 많이 향상됐다. 구위를 믿고 내보대는 만큼 완벽히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동갑내기' 권혁-안지만이 불펜의 핵으로 맹활약하며 최근 위기에 빠진 삼성을 일으켜 세워 주기를 라이온즈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권혁-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