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명환, LG 가서 잘하니 잘된 일"
OSEN 기자
발행 2007.05.15 08: 05

"박명환이 LG 가서 잘 하니 잘 된 일". 김진 두산 베어스 사장은 지난 13일 예고없이 대전구장을 찾았다. 한화전 승리로 5할 승률 복귀와 공동 3위 승격을 지켜봐 내심 흐뭇했겠지만 구단 최고 경영자답게 일희일비하는 기색은 없었다. 경기 후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우연히 김 사장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오늘 LG도 두산에서 옮긴 투수(박명환) 덕분에 이겨서 승률 5할이 됐다. 박명환(5승, 평균자책점 2.34)이 너무 잘하는데 아깝지 않은가'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내내 온화하던 김 사장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 "우리 팀 이대수 선수를 보세요. SK에 있다가 두산 오니까 더 잘하잖아요? 그렇듯 팀에 맞는 선수가 있는 법이에요. 그 선수(박명환)는 LG에 맞는 거겠죠. 그러니 잘된 일입니다". 이어 '다음 두산전에 나와 비수를 꽂을 수도 있다'고 재차 묻자 김 사장은 한 번 더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졌다. "아마 (LG 벤치가) 우리와 붙을 때 선발로 내기 쉽지 않을 걸요. 우리가 워낙 잘 알고 있으니". 두산은 오는 22일부터 LG와 잠실 3연전을 벌인다. 일정대로라면 박명환은 23일 혹은 24일에 등판 가능하다. 이를 모를 리 없음에도 김 사장은 박명환에 대한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두산은 5월 초 '잠실 앙숙' LG전 3연승을 계기로 대반격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그 전까지는 4월 초반 6연패의 후유증을 털지 못하고 최하위였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김 사장은 김경문 감독 등 현장 지휘관을 향해 어떠한 간섭도, 주문도 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꼴찌할 때 심정이야 내가 유니폼 입고, 감독하고 싶지요.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아니잖아요"라고 언급했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 '뚝심의 야구'가 가능한 배경에는 역시나 김 사장 이하 프런트의 믿음과 뚝심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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