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이 빠진 경기이지만 관전 포인트는 있다'. 1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예멘 사나에서 벌어지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2차예선 예멘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축구팬들에게 그리 매력적인 경기는 아니다. 이미 한국 올림픽팀은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박주영 백지훈 등 주요 선수들이 빠졌다. 여기에 상대 예멘 역시 한국 올림픽팀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경기도 다음과 같은 점을 숙지하고 관전한다면 더욱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 한국이 사나에서 어려운 경기할까? '오는 5월 한국 올림픽팀은 사나에서 매우 힘든 경기를 할 것이다'. 지난 2월 28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서 한국 올림픽팀에 0-1로 패배한 예멘의 살레 감독이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당시 그는 "5월에는 우리가 더욱 많은 훈련으로 인해 좋은 팀이 돼 있을 것이고 예멘의 날씨도 한국 올림픽팀을 괴롭힐 것이다. 또한 사나는 해발 2000m 고지에 위치해 부족한 산소도 한국 올림픽팀을 괴롭힐 것이다" 면서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예멘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만큼 한국 올림픽팀 역시 달라졌다. 우선 1차전서는 한국 올림픽팀 선수들이 제대로 된 몸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시 선수들은 시즌 시작 전 소속팀의 해외 전지 훈련을 막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100%의 모습은 아니었다. 지금은 선수들의 몸이 최고조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기에 당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올림픽 선수들 중 대표팀 승선자 나올까? 현재 핌 베어벡 감독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박지성(맨유)과 이영표(토튼햄)가 부상으로 인해 아시안컵에 출전이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설기현(레딩)마저 부상을 호소하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프리미어리거 4명 중 3명이 아시안컵에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베어벡 감독은 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 파악에 나서고 있고 올림픽팀 선수들 역시 대상이다. 올림픽팀 선수들에게는 예멘전이 끝난 이후 아시안컵이 시작되기까지 별다른 경기가 없기 때문에 예멘전을 통해 베어벡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이근호(대구) 한동원(성남) 김승용(광주) 등이 예멘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아시안컵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 밀집 수비 격파 해법은?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에서 한국과 만나는 팀들이 으레 그러하듯 예멘 역시 한국 올림픽팀을 상대로 밀집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베어벡 감독으로서는 다시 한 번 상대의 밀집 수비를 격파해야 한다. 우선 베어벡 감독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있는 사이드를 돌파한 후 크로스를 올리는 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칫 이런 전술은 단조롭게 되어 상대가 쉽게 수비하도록 해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같은 사실을 잘 아는 베어벡 감독은 평소에 연습했던 대로 사이드를 흔들고 그와 동시에 중앙에서도 창조적인 플레이를 병행할 생각이다. 문제는 선수들이다. 베어벡 감독은 리그 일정을 감안해 백지훈을 뽑지 않았다. 따라서 오장은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마땅한 선수가 없다. 제주의 이요한이 그 자리를 볼 가능성이 크지만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bbadagun@osen.co.kr 지난 2월 28일 수원서 벌어진 한국-예멘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