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내려와서 저랑 이야기 하시죠?"
OSEN 기자
발행 2007.05.17 08: 07

"내려오셔서 저랑 말씀 하시죠". 지난 1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이색적인 모습이 보였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관중들이 심판을 향해 욕설을 해대자 홈팀인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이 관중들에게 소리친 내용이다. 이날 경기서 전북은 울산 현대의 알미르에게 후반 23분께 선제골을 내줬지만 4분후 제칼로가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끝났다. 하지만 경기가 모두 끝난 후 선수들이 일렬로 늘어선 채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할 때 울산의 박동혁과 전북의 제칼로 간에 말썽이 생겼다. 박동혁이 몰래 제칼로의 다리를 걷어 찬 것. 그러나 이때 주심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제칼로의 행동만을 확인한 후 그에게 레드카드를 주고 박동혁에게는 옐로카드를 꺼낸 것.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를 벗어나기 전까지는 심판의 재량대로 카드를 줄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소동의 발단은 박동혁이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을 잘 모르는 주심은 대기심의 말만 믿고 이렇게 조치한 것이다. 이에 관중들은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이 관중들의 자제를 부탁한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끝낸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박동혁과 악연인 걸 알고 있다. 제칼로가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둘이 똑같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프로 선수답게 행동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혼날 것은 혼나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테니 주의시키도록 하겠다"며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폭력을 일으킨 선수는 옐로카드를 받고 그것으로 짜증을 낸 선수는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다. 이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어려운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에 등극하며 그 지도력을 인정받은 최강희 감독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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