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한 홍콩배우 양조위가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출연작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계에 입문해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게 했던 ‘중경삼림’이나 ‘해피투게더’? 아니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한 ‘화양연화’? 그것도 아니라면 올 초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디파티드’의 리메이크 원작 ‘무간도’? 영화 ‘상성-상처받은 도시’(유위강 감독)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홍콩에서 만난 양조위는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매번 바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매번 바뀐다는 말에 세계적인 배우로서 너무 무성의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배경에는 양조위만의 특별한 원칙이 있었다. 그 원칙은 다름 아닌 “가장 최근에 출연한 영화”라는 것이다. 양조위는 “내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가장 최근에 출연한 작품”이라며 그래서 매번 그 작품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나간 영화들은 사람들이 자주 봄으로써 내가 가진 결점이 드러난다. 하지만 최근에 출연한 영화는 나의 결점이 아직 드러나기 전이기 때문이다”고 풀어놨다. 양조위의 이 말은 5월에 국내 개봉하는 ‘상성’이 자신감있게 내세울 수 있을만한 작품이라는 점을 은근히 과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데뷔 25년 만에 첫 악역 연기를 펼친 양조위는 “처음에는 악역의 구체적인 정황을 몰라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내가 맡은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상성’은 한때는 호흡이 척척맞는 파트너였지만 살인사건을 두고 사건을 은폐하려는 선배와 이를 파헤치려는 후배의 대립과 갈등을 그린 영화. 양조위는 엘리트 형사이자 다정다감한 남편인 유정희 역을 맡아 금성무가 분한 경찰을 떠나 사립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 아방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다. ‘무간도’의 리메이크로 할리우드에서 인정받은 유위강 감독과 양조위의 재결합으로 이미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결정된 ‘상성’은 5월 31일 국내 개봉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