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담’ (정식, 정범식 감독 영화사 도로시 제작)이 기존 공포 영화의 공식을 벗어나 새로운 틀을 짜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공포영화는 급작스러운 귀신의 등장과 귀를 아프게 하는 음향 효과만으로, 스토리 보다 각종 효과를 통해서 공포를 전하는데 급급했다. 이에 비해 '기담’은 ‘사랑’을 소재 삼아 공포를 엮어간다. 5월 17일 남양주 종합 촬영소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천재 의사 역할을 맡은 이동규(29)는 “‘기담’은 공포 장르에서 특별히 사랑이라는 코드를 강조했다”며 “따뜻하면서도 애절한, 새로운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포의 중심에 사랑이 있음을 밝혔다. 여의사 역을 맡은 김보경(31)은 “그동안 한국의 공포영화를 보며 가슴 아프고 실망했다”며 “‘기담’은 머리 푼 귀신이 나타나서 놀래 키는 것이 아닌 심리전으로, 모든 이야기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공감이 간다”라고 말했다. ‘기담’은 공포의 모티브이자 귀결점을 ‘사랑’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공포의 틀을 제시한다. 치정 어린 애정 복수극이 아니라 사랑과 죽음이 뒤엉킨 순간에 발생하는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42년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담’은 저마다 비밀스런 사랑을 품고 한 곳에 모이게 되는 네 명의 주인공이 지독한 사랑과 그리움이 빚어낸 섬뜩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면서 비극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 가게 되는 공포극이다. 올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