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27)가 영화 ‘기담’(정식, 정범식 감독, 영화사 도로시 제작)에서 겁 많은 의대생으로 돌아왔다. 진구는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직 폭력배 세계에서 형제같이 서로 의지하며 자란 조인성을 피도 눈물도 없이 처리해 버리는 종수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5월 17일 남양주 종합 촬영소에서 열린 ‘기담’ 촬영 현장 공개 행사에서 180도 변신한 진구의 모습에 놀라움이 앞섰다. 흰 가운을 입은 채, 시종일관 자신감 없는 눈빛으로 유약한 의대생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었다. 특히 기자 간담회 시간에 진구는 극중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된 듯 수줍은 미소와 선한 눈빛, 쑥스러운 표정으로 취재진을 대했다.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에게 칼을 휘둘렀던 악한의 눈빛은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기담’에서 의대생 박정남 역을 맡은 진구는 “이번 역할은 다른 작품에서 보여 드리지 못했던 연약하고 유약한 이미지의 겁도 많은 인물이다. ‘기담’을 통해서 그 동안 못 보셨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연기변신의 의지를 다졌다. 진구는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으로 데뷔, 반항기 가득한 눈빛과 신인답지 않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1942년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담’은 진구를 포함한 4명의 주인공이 지독한 사랑과 그리움이 빚어낸 섬뜩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면서 비극을 맞는 공포 영화이다. 올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기담’에서 한층 더 성숙한 진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