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트로피카나필드(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독하게 마음을 먹은 듯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력으로 공을 던지며 그간의 울분을 씻었다. 로키산맥에서 하산한 김병현의 공에는 힘이 넘쳤다.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이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김병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⅓이닝을 6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틀어막고 기분좋게 승리투수가 됐다. 마이너리그 재활등판 막판 선보인 위력적인 구위는 여전했다. 주로 90∼92마일이 찍힌 패스트볼과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에 탬파베이 타자들은 경기 초반 연신 헛바람을 갈랐다. 1회와 2회 각각 2개씩, 모두 삼진 5개를 기록했다. 볼넷은 3개. 6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면서 이닝을 마치지 못한 게 옥에 티였다. 투구수 85개에 스트라이크 71개였다. 방어율은 10.50에서 7.15로 낮아졌다. 경기 전 조 매든 탬파베이 감독은 "김병현은 투구폼이 독특해 오른손 타자에게 강하다. 굉장히 공격적인 피칭을 구사한다"면서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평소와 달리 좌타자를 4명이나 배치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실패는 아니었다. 칼 크로포드, 카를로스 페냐, 그렉 노튼, 디오네르 나바로는 탬파베이 타선이 김병현으로부터 얻은 6안타 가운데 4안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매든이 우려한 대로 김병현은 상대 우타자들을 철저하게 공략했다. 브렌든 해리스에게 2루타, 타이 위긴턴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을 철저하게 누른 게 승리의 비결이었다. 초반부터 김병현은 쾌투를 펼치며 승리를 예감케 했다. 3회 첫 타자 델몬 영까지 7타자를 내리 잡아내며 그간의 불운을 씻었다. 김병현의 공격적인 투구에 탬파베이 타자들은 꼼짝 못했다. 첫 안타는 3회 1사 후 스위치히터 디오네르 나바로에게 허용한 우중간 2루타. 그러나 김병현은 해리스를 삼진, 2사 1,2루에서 업튼을 1루땅볼로 유도한 뒤 직접 공을 받아 실점을 막았다. 4회에는 선두 크로프드에게 2루앞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위긴튼을 6-4-3 병살타로 잡았다. 후속 페냐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 그렉 노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2사 1,2루에서 영의 평범한 땅볼을 1루수 애런 분이 그만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첫 실점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나바로를 중견수 뜬공처리하고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김병현은 그러나 6회 큰 것 두 방을 내리 허용했다. 플로리다가 8-1로 크게 앞선 6회 선두 위긴튼에게 좌월 솔로포, 다음 타자인 페냐에게 중견수 뒤쪽 스코어보드 아래쪽에 맞는 연속타자 홈런을 얻어맞은 것. 김병현은 다음 타자 노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영을 2루앞 땅볼로 유도, 선행 주자를 잡은 후 8-3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플로리다 타선은 2회 분의 좌월 만루홈런으로 '새 동료'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 3점을 추가한 후에는 탬파베이의 막판 추격을 봉쇄하고 8-4로 승리했다. 한편 탬파베이의 유제국(24)은 4-8로 뒤진 9회초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1사(死)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유제국은 첫 타자 핸리 라미레스에게 우전안타와 도루, 송구실책으로 무사 3루에 몰렸으나 강타자 미겔 카브레라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후 1사 1,3루에서 제레미 허미다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유제국은 방어율 4.66(종전 4.91)을 기록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