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120분 혈투' 끝에 득점왕 디디어 드록바의 결승골로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을 들어올렸다. 첼시는 19일(한국시간) 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6~2007 FA컵 결승전에서 후반 11분 프랭크 람파드의 패스에 이은 드록바의 오른발 슈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첼시는 지난 1999~2000시즌 이후 7년만에 FA컵을 들어올리며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리그 칼링컵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8번째 FA컵 정상 도전에서 라이벌 첼시에게 덜미를 잡히며 통산 12번째 우승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1, 2위팀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양팀은 전반 내내 허리싸움을 강화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쳐 그라운드는 '폭풍 전야'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라이언 긱스, 웨인 루니를 앞세워 첼시의 골문까지 접근하는 공격을 한 반면 첼시는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기 위한 중거리 슈팅이 주를 이뤘지만 모두 상대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첼시가 조 콜 대신 아르옌 로벤을 투입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후반 1분만에 루니의 슈팅으로 문전을 위협하자 그라운드가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전반에 세차례나 오프사이드에 걸렸던 루니가 가속도를 붙이며 첼시 진영을 돌파하고 후반 교체 투입된 로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뉴 웸블리에 모인 팬들의 함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양팀의 골키퍼 에드윈 반더사르와 페트르 체흐 역시 골문을 탄탄히 지키면서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경기 양상이 계속됐다. 전후반 90분 내내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도 상대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끝내 어느 한쪽도 득점을 뽑지 못하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연장 후반에서도 어느 한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연장 후반 중반 막판 존 오셰이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를 투입하며 승부를 건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드록바의 발끝이 빛났다. 경기 내내 네마냐 비디치에게 꽁꽁 묶였던 드록바가 람파드와 일대일 패스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를 무너뜨렸고 오른발로 툭 건드린 것이 반더사르의 옆을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시간이 3분이 주어진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의 수비를 뚫기 위해 애써봤지만 체력이 모두 소진돼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