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제발 잘해라". 8개 구단 마케팅 관계자들에게 공통된 소원이 생겼다. 지난 19일 KIA-두산의 잠실경기는 최희섭의 위력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최희섭은 이날 5타수 무안타에 그쳐 성적은 부진했지만 흥행은 대박이었다. 경기 전부터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도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관중들이 몰려들어 결국 3만 500명 만원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프로야구가 펼쳐진 전국 네 곳의 관중은 8만 명이 넘었다. 사직구장까지 만원을 기록했다. 대구도 8306명이나 입장했다. 올 들어 5월 5일 어린이날에 기록됐던 7만 1993명의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뛰어 넘었다. 다만 여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문학구장의 관중. 1만 1588명이 입장했다. '스포테인먼트'를 주창하며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마케팅을 잘하는 SK의 관중이었다. 물론 대전카드가 관중 동원력이 적은 현대라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1위팀인 데다 주말 홈관중으로는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잠실의 흥행요소는 단 한 가지였다. KIA와 두산은 선두 경쟁을 하는 팀도 아니다. 바로 최희섭이었다. 단지 최희섭을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희섭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두산 관계자들은 희색 만면이었다. 관중 동원에 스타 한 명이 미치는 파괴력은 그만큼 위력적이다. 앞으로 최희섭 효과가 일시적일지 아니면 장기화 될지는 오로지 최희섭에게 달려있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흥행은 시들해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성적이 나온다면 '최희섭 신드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얼마전 김경문 두산 감독은 잠실경기를 앞두고 "최희섭은 잘 치고 우리 팀은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19일 잠실구장의 흥행 성적을 보노라니 이 말이 다른 구단의 희망 사항을 정절히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sunny@osen.co.kr 지난 19일 최희섭이 데뷔전을 치른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