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포' 정근우, "팀에 미안해 죽겠다"
OSEN 기자
발행 2007.05.20 17: 31

"미안해 죽겠어요". 20일 문학경기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타자가 "미안하다"는 말부터 연발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SK 유격수 정근우는 9회초 투아웃에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알까기'해 동점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그 직후 SK 마무리 정대현은 현대 송지만에게 믿어지지 않는 동점 투런홈런을 맞았고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분위기가 끌려가는 쪽으로 바뀌며 SK는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현대 선발 캘러웨이에게 투아웃까지 꽁꽁 묶였다. 이 상황에서 등장한 정근우는 캘러웨이의 2구째 146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자신이 불지른 경기를 스스로의 손으로 끝냈다. 정근우의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자 시즌 2호, 통산 194호 끝내기 홈런이었다. 다음은 정근우와 일문일답. -10회말 타석에 들어섰을 때 각오는. ▲캘러웨이가 바깥쪽 공을 구사할 때 장타 맞는 것을 보고 무조건 그 코스만 노렸다. 밀어친다는 기분으로 쳤는데 넘어갔다. -9회 수비서 실수했을 때의 심정은. ▲어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에러 후 덕아웃에서 동료나 감독이 뭐라고 했나. ▲동료들은 괜찮다고 해줬다. 감독, 코치님은 아무 말씀 없으셨다. 끝내기 홈런을 친 후 감독님은 웃기만 하시더라. -오늘 SK를 울린 뒤 웃게 만들었다. ▲미안해 죽겠다. 특히 선발 레이번과 마무리 정대현에게 미안하다(승리 직후 레이번이 제일 먼저 달려와 정근우를 축하해줬다). -슬라이딩으로 홈 베이스에 들어갔는데. ▲동료들이 엎드리라고 했다(웃음). 이로써 현대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한 김성근 SK 감독은 "1회 점수를 너무 쉽게 내서 2회부터 캘러웨이의 바뀐 피칭에 말렸다. 추가 득점을 못내 힘겹게 끌고 갔다. 정근우가 하나 해줬네(웃음)"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아쉽게 6연패를 당한 김시진 현대 감독은 "캘러웨이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팀이 연패 중인데 다음 주 화요일부터 파이팅하는 모습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말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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