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며느리 볼 나이에 팬티만 입고 뛰겠다고 한 이유는"... 이만수 SK 와이번스 수석코치가 21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 '헐크의 일기 (www.leemansoo.co.kr)'에 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만원관중이 들어오면 팬티만 입고 문학구장을 질주하겠다"는 제안을 했는지를 심경 토로했다. 이 코치는 먼저 '팬티 질주 아이디어'를 꺼낸 동기에 대해 "솔직히 1위를 질주하는 팀 답지 않게 관중이 너무 적어서 답답한 마음 절반, 이 멋진 경기장을 관중이 가득 메우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는 마음 절반이 합해져서 팀 내에서 내뱉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작이었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 말이 새나가 온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이 됐지만 프로야구 발전에 조그만 보탬이 된다면 "It's O.K"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코치는 "선진야구를 배워 온 사람이 가발 쓰고 팬티 입고, 운동장 뛰는 것이 너무 우스꽝스럽다는 만류도 있었다. 나도 내일 모레면 며느리를 볼 나이"라고 써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그러나 "인간 이만수라면 부끄럽기도 하겠지만 야구인 이만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내가 야구인으로서 받았던 박수와 특혜와 사랑을 어떤 방법으로라도 돌려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늘 느끼며 살았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 코치의 팬티 질주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그는 "10년만에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서 크게 위기감을 느꼈다. 적어도 예전에 야구장을 찾던 관중들만이라도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와 준다면 이렇게 썰렁한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일은 없을것 같은데"라며 평일에도 매진 사례를 이루는 메이저리그와 비교할 때 서글퍼지는 심경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 코치는 그 해결책으로 "야구 잘해서 돈 많이 벌고 유명해 지려는 목표에 앞서 선수 자신이 상품이기 때문에 어떻게 관리하고 처신해서 높은 연봉과 환호와 갈채와 맞바꿀 수 있는지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후배 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특히 "SK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 말은 곧 잠재능력을 개발시킬 기회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수단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 스포테인먼트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앞서가는 구단의 경영방침이 팀을 명문구단으로 만들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이 코치는 "이제 이번 주말이면 홈 10경기 중 만원관중이 될 때 팬티 차림으로 운동장을 돌겠다는 내 약속의 데드라인이다. 만원관중이 되어도 좋고 아니어도 잠시라도 즐겁고 기대가 됐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덕분에 구단으로부터, 팬들로부터 형형 색색의 속옷을 선물받는 호사를 누려보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나는 엔터테이너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포테인먼트를 실천하자는 취지인 것을 이해해 주시고 TV 오락프로그램의 출연요청은 절대 사양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