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9년 된 배우 박상민(37)이 후배 여배우 김지영에게 이런 말을 했다. “고맙습니다”라고. 그것도 새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수많은 기자들을 앞에 두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둘은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방송된 SBS TV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에서 함께 공연했다. 이 때문일까? 역시 그랬다. 박상민은 5월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내 강당에서 진행된 SBS 새 주말 특별기획 ‘불량커플’의 제작발표회에서 “김지영 같은 배우와 연기하게 됐던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 이 말은 드라마 종영파티에서 김지영 씨에게 직접 했던 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을 하면서 후배 연기자에게 ‘고맙다’고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박상민은 “‘내 사랑 못난이’를 하면서 상대 배우가 김지영 씨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슛 사인이 나고 카메라가 돌아가며 첫 촬영이 진행되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김지영 씨가 쏟아내는 연기력에 저절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고 받는 대사며 눈빛이며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김지영이라는 배우가 안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덧붙여 “이번 작품(불량커플)에서도 최정윤 채민서라는 베테랑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게 돼 기본적으로 안심이 된다. ‘내 사랑 못난이’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실 ‘내 사랑 못난이’는 연기자 박상민에게 하나의 계기가 됐던 작품이다. 영화 ‘장군의 아들’로 각인된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 내린 상징적인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제작 발표회에 함께 참가한 김하균도 거들었다. ‘불량커플’에서 나돌순(변정수 분)의 남편으로 나오는 김하균은 ‘내 사람 못난이’에서는 김지영을 툭하면 궁지에 빠뜨리는 신대통을 연기했다. 김지영과 박상민의 연기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이다. 김하균은 “박상민 씨는 ‘내 사랑 못난이’를 하면서 연기에 개안을 했다. 연기에 새롭게 눈을 떠 연기란 것이 이런 거구나를 몸으로 보여 줬다. 김지영, 박상민 씨 모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드라마였다”고 했다. ‘내 사랑 못난이’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박상민은 MBC TV 아침드라마 ‘내 곁에 있어!’에 캐스팅 됐고 이어 ‘불량커플’까지 이르게 됐다. 박상민은 “최근 들어 갑자기 드라마를 많이 하게 되거나 하는 이런 개념은 아니다. 배우들이 흔히 작품과 캐릭터를 보고 결정한다고들 말하는데 그게 사실이다. 이번 작품도 잠깐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남자의 매력을 충분히 발할 수 있는 섹시한 역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아내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는 남자이기는 하지만 나중에 결국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 인물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상민은 “극의 흐름은 신은경-류수영 커플, 변정수-김하균 커플, 그리고 나를 비롯한 최정윤 채민서의 삼각관계 등 크게 세 축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가 맡은 삼각 커플도 다른 커플에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다”며 각오를 단단히 했다. 100c@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