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수원전을 꼭 이겨야 한다'.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얼굴은 의외로 평온했다. 0-2로 지고있다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으로 2골을 넣고 무승부를 거둔 팀의 감독치고는 이상하리만큼 담담한 모습이었다. 23일 인천 문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7 A조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 포항은 인천에게 0-2로 끌려가다 마지막 순간 2골을 만회해 2-2 무승부를 이루었다. 하지만 파리아스 감독으로서는 경기 자체에 큰 관심이 있지 않았다. 그럴 것이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된 상태였고 26일에 있을 수원과의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선수들조차 데리고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상황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경기 후 코칭스태프들과 담소를 나누던 파리아스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실수가 많았고 인천 역시 많은 실수를 범했다며 담담히 평가했다. 그는 "경기 시작부터 우리 어린 선수들이 경험이 없어서 많은 실수를 범했다" 며 "2골만 실점했지만 3~4골을 더 실점할 수도 있었다" 며 말했다. 인천에 대해서도 "2골을 넣고 나니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고 우리의 맹공이 잘 먹혔다" 고 평가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이날 경기보다는 26일 홈에서 펼쳐지는 수원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제까지 우리가 12경기 무승행진이라는 어려움을 겪었다" 며 "겨우 2연승을 거두어 팀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았는데 수원이라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 고 말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지면 팀이 큰 타격을 받는 경기이다" 며 "차범근 수원 감독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수원을 잘 분석한 후 최선을 다해 상대를 공략하도록 하겠다" 며 수원전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고도 담담한 모습으로 발길을 옮긴 파리아스 감독. 그의 머리 속에는 이미 이 날 경기 결과보다는 수원전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