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어느덧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43일간 1위를 지켜 온 SK는 시즌 첫 고비를 맞게 됐다. 25일까지 SK는 22승 15패 3무로 2위 한화(21승 16패 1무)에 1경기 앞선 1위다. 그러나 한화가 2경기를 덜 치렀기에 SK의 단독 1위는 더욱 위태롭다. 한화가 이처럼 치고 올라온 데에는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롯데-현대전 5연승의 힘이 컸다. 여기에 25일엔 두산 용병 특급 맷 랜들에게 시즌 첫 패를 안겼다. 반면 SK는 이번 주 들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연패(1무 포함) 중이다. 타선 페이스는 여전하지만 마운드와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선발진은 시즌 초 김성근 감독의 우려대로 "5선발을 짜기도 힘들 지경"에 몰렸다. 레이번과 채병룡 정도만이 올리면 5이닝 이상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SK의 득점 응집력과 김성근 감독의 매치업(상대 선발을 미리 예견해 승산 있는 투수로 맞붙힌다)을 감안할 때, 선발이 중반까지만 버텨주면 이길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나 로마노-김광현의 경우처럼 5회 이전에 대량실점 해버리면 재간이 없다. '수비가 안 도와줬다'는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장타를 얻어맞고, 4사구를 남발한 투수 책임이 가장 크다. 여기다 운에 해당하는 항목이지만 지난 24일 삼성전이 우천 취소되지 않은 것도 SK에겐 큰 손실이었다. 당시 불펜진을 소모하는 바람에 이 충격파는 25일 KIA전에서도 김광현 교체 시기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한화는 문동환-정민철-세드릭의 베테랑 선발진이 가장 큰 자산이다. 여기에 에이스 류현진이 있고, 송진우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마무리에도 구대성이 복귀했다. 또 하루 걸러 라인업이 바뀌는 SK와 대조적으로 크루즈-김태균-이범호를 축으로 삼는 타순은 거의 고정적이다. 팀 홈런(44홈런)-장타율(.402)에 있어 압도적 1위인 한화 야구는 김인식 감독의 '타짜' 스타일에 부합한다. 반면 SK는 홈런(2위, 29홈런) 외에도 도루-번트-안타 등 다양한 루트로 득점을 생산한다. 여기에 최근 로마노-조웅천의 변칙 기용에서 드러나듯 '토털 마운드'로 중반 이후의 흐름을 장악하는데 탁월하다. SK-한화의 1위 경쟁은 곧 김성근과 김인식 두 감독의 '야구관 충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향배는 SK의 선발진이 어디까지 버티는지와 한화의 타격감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1위 수성과 탈환 여부가 걸려 있다. sgoi@osen.co.kr 김인식 한화 감독-김성근 SK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