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의 짙은 음색이 허공에 흩뿌려진다. 바람과 별이 그것에 닿자 이내 관객들에게 되받아쳐진다. 5월 25일 저녁 8시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SG워너비 4집 발매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가 열렸다. 늦은 시간에 쌀쌀한 기운마저 감도는 야외 공연장이었지만 관객들은 괘념치 않았다. SG워너비의 목소리와 옆 사람의 열기가 훈훈하게 감싸줬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후 일을 마치고 데이트를 즐기러 온 다수의 관객들은 제각기 파트너에 기대 SG워너비의 목소리를 받아 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아리랑' 뮤직비디오가 상영되자, 대형 스크린에는 한국전쟁의 영상이 흘렀다. 대포와 총탄 소리에 맞춰 굉음의 폭죽이 터지면서 전쟁상황이 재현됐다. 전쟁기념관이란 ‘현장성’이 빛을 발하는 무대연출이었다. 아리랑으로 시작한 전반부 공연은 4집 앨범곡과 게스트 이효리의 특별공연으로 꾸며졌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가시나무새’, ‘살다가’에 이어 이효리와 김용준의 '소문난 듀엣'이 드디어 공개됐다. 한국 최고의 섹시 아이콘 이효리는 이날 화려한 댄스 실력과 눈빛 하나로 관객들을 제압했다. 이효리와 김용준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My Love', 'Sexy Back'을 나누어 불렀다. 이효리의 'Toc Toc Toc'을 마치고 다시 SG워너비의 4집 이전의 히트곡 'Timeless', '죄와벌', '광'을 편곡한 무대가 이어졌다. 후반부는 멤버들의 기량을 뽐내는 시간. 리드보컬인 막내 김진호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멋들어지게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고, 이어 이적의 신곡 '다행이다'를 자신만의 색깔로 승화시켰다. SG워너비 3인의 'Thank You', '사랑했어요'에 이어 리더 채동하의 솔로가 이어졌다. 본 조비의 'I Am', 'Complicated'를 소화하며 록가수의 면모를 자랑했다. 이어 김용준의 등장.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트로트 황태자로의 변신은 놀라웠다. '무조건', '땡벌'을 부르는 김용준의 걸쭉한 음성에 관객들은 하나가 됐다. 콘서트 애창곡 1순위인 '붉은 노을'과 '챔피언'이 울려 퍼지며 장내 분위기는 고조됐다. '한여름날의 꿈'과 'Stay'를 끝으로 들어간 SG워너비는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내 사람'으로 다시 나왔다. 그래도 떠나기 아쉬운 팬들은 더블 앙코르를 요청했고 끝내 '사랑하길 정말 잘했어'까지 듣고 말았다. 5500여 명을 열광에 빠뜨린 SG워너비는 이날 영상편지를 통해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막내 김진호가 쓴 편지 내용은“아주 오랫동안 한국에서 노래하며, 우리 목소리가 안 들리면 그리워지는… 그렇게 익숙해지는 그런 가수가 되길”이란 내용이었다. 이날 함께 한 관객들은 기억의 보석상자에 그렇게 SG워너비를 담아갔다. 9p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