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무리 정국이 안갯속이다. 군웅이 할거하며 좀처럼 치고나가는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마무리 판도는 '옆구리' 투수들의 전성기 속에 세이브왕 출신의 정통파들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오승환(25.삼성)이 아시아 세이브왕에 오를 때처럼 한 명이 독주 태세에 돌입하지 못한 채 상위권에 촘촘히 몰려있다. 26일 현재 세이브 부문서는 옆구리 투수들인 SK 정대현(29)과 LG 우규민(22)이 13세이브로 공동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우완 정통파로 세이브왕 출신인 두산 정재훈(27)과 삼성 오승환이 각각 12세이브, 1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우완 정통파로 올 시즌 158km까지 구속을 찍으며 최고의‘파이어볼러’로 떠오른 KIA 한기주(20)가 10세이브로 뒤를 쫓고 있다. “마무리 성적은 팀 성적과 같다”는 말처럼 SK와 LG가 1, 3위로 선전하면서 정대현과 우규민의 성적도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정재훈, 오승환, 한기주는 팀성적이 정대현과 우규민에 못미치면서 상대적으로 세이브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옆구리파’인 정대현과 우규민도 ‘언터처블’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세이브 추가 속도가 더뎌 ‘정통파’들이 언제든지 따라붙을 수 있다. 팀전력만 조금 받쳐주면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간격이다. 5위인 한기주와 1위 정대현의 세이브차가 3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대현과 우규민은 지난 19일 경기서 13세이브를 기록한 후 26일까지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우규민이 26일 롯데전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치고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정재훈과 오승환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성적과 맞물려 세이브 행진에 서서히 불을 붙일 태세다. 둘은 26일 경기서 나란히 세이브에 성공, 선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정재훈은 2005년 30세이브로, 오승환은 2006년 47세이브로 각각 최고 소방수에 등극했던 정통파들이다. 다승과 방어율 부문에서 용병과 토종 투수들의 치열한 선두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세이브 부문에서는 언더핸드나 사이드암인 ‘옆구리 투수’들과 우완 정통파 투수들간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마무리 투수가 부실해 연장전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 속에 신흥 강자로 떠오른 ‘옆구리파’가 될지, 아니면 세이브왕 출신의 정통파가 정상을 고수할 것인지 흥미를 더해가는 올 시즌 ‘소방수왕’ 경쟁이다. sun@osen.co.kr 정대현-우규민-정재훈-오승환-한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