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의 득점포가 휘어져 있다. 득점포가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서울은 컵대회 10경기에서 17득점을 하며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반면 정규리그 12경기에서는 단 5득점에 그치고 있다. 전체 22경기에서 22득점으로 경기당 1골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공격축구'를 표방하는 귀네슈 감독으로서는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왜 서울이 컵대회에 비해 정규리그에서 좋지 않은 득점력을 보여주는지 짚어보기로 하자. ▲ 초반 상승세, 오히려 독? 서울은 초반 5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하며 5연승을 달렸다. 이같은 서울의 초반 상승세는 오히려 상대들을 긴장시켰고 이후 경기에서는 상대팀들의 밀집 수비를 불러왔다. 특히 시즌 6번째 경기였던 광주전에서 광주가 보여준 밀집 수비는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에 좋은 교과서가 되었다. 이후 경기에서 몇몇 팀들은 밀집 수비로 공격을 차단하고 빠른 역습을 펼침으로써 상대를 공략했다. 귀네슈 감독의 공격적인 성향도 서울 수비의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여기에 컵대회의 위상이 정규리그보다 낮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각 팀들이 정규리그에 집중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내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즉 정규리그에서는 서울 등 빅클럽들을 상대로 밀집 수비를 통해 승점 1점 확보를 목표하는 것이다. ▲ 공격수에 대한 의존이 컸다 서울의 기록을 살펴보면 공격수(포워드)에 대한 의존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전체 22득점 중 공격수가 아닌 선수들이 기록한 골은 단 4골에 불과하다. 이것도 지난 3월 14일 광주를 5-0으로 대파할 때 기록한 골이다. 이후 다른 경기에서는 모두 공격수들이 골을 기록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성남이 정규리그 12경기에서 8골(21골 중)을 공격수가 아닌 선수들이 기록한 것을 봤을 때 편중 현상이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서울의 공격력은 정조국, 박주영, 김은중 등이 돌아가면서 부상을 입게 되자 급격히 힘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 허리라인 붕괴로 인한 득점력 빈곤 시즌 초반 이민성이 큰 부상을 당하자 서울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백 수비 앞에 위치한 이민성은 수비를 든든히 해주어 다른 선수들로 하여금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그의 부재는 미드필드진의 메커니즘에 큰 타격을 주었고 결국 서울 특유의 색을 잃게 했다. 여기에 대체 선수로 들어온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도 정규리그 득점력 빈곤에 한 몫 했다. 기술과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해 기복이 심한 것이 문제였다.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나가며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귀네슈 감독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