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물고기’, ‘절대적 사랑’ 화두 남기며 종영
OSEN 기자
발행 2007.05.28 08: 19

고소영 박정철 주연의 ‘푸른 물고기’(구선경 극본, 김수룡 연출)가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종영했다. 5월 27일 밤 방송된 SBS TV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푸른 물고기’ 16회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 집계 결과 6.3%를 기록했다. 수치로만 보면 마지막 회라고 해서 특별한 변화는 없다. 그러나 멜로에 미스터리를 결합한 형식은 마지막 회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장치로 작용했다. 그 동안 조동만(성동일 분)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현우(박정철 분)가 쫓기고 있었으나 실제 범인은 따로 있었다. 은수(고소영 분)를 괴롭히는 조동만을 더 이상 은수 곁에 얼쩡거리지 못하게 하라는 동혁(류태준 분)의 지시를 받은 폭력 조직이 자의적 판단으로 조동만을 살해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러나 현우가 조동만을 죽인 범인이 아닐 것이라는 암시는 이미 앞선 상황들에서 조금씩 묘사가 됐기 때문에 그리 새로울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현우와 은수의 부모가 얽힌 과거사가 밝혀졌다. 1980년대 암울했던 정치 상황 속에서 공안 검사였던 은수의 아버지는 노동조합 간부 활동을 하던 현우 아버지를 체포해 갖은 고문 끝에 이적단체 활동을 한 범법자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남편의 무혐의를 주장하던 현우의 어머니조차 은수 아버지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건물에서 추락사하고 말았다. 또한 은수를 괴롭히던 조동만은 은수 아버지와 한 팀을 이뤄 활동하던 검찰 수사관이었음이 밝혀졌다. 공안 검사 밑에서 고문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조동만은 시대가 변한 뒤 고문 수사관으로 지목 돼 인생의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됐다. 고문 기술자로 복무를 마친 조동만은 은수 아버지에게 수시로 나타나 돈을 뜯어내는 기생충 같은 삶을 살았고 은수를 납치하려던 것도 결국은 그 연장선이었다. 사건은 모두 해결됐다. 현우는 무혐의로 풀려났고 동혁 또한 조동만에 대한 살해를 직접 지시한 정황이 없기 때문에 기소요건이 성립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수한 사랑이었다. 은수를 향한 현우의 사랑이 마침내 가족들로부터 인정받기까지 현우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려고만 했다. 현우의 진정성은 마침내 동혁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은수를 자유롭게 해주겠다’며 동혁은 은수와 현우 사이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둘의 사람은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 ‘푸른 물고기’는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작품이 던진,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절대적 사랑에 대한 화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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