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순간에 은퇴해야 된다".
김시진 현대 감독이 애제자 정민태(37)의 은퇴 문제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1군에 올라와 명예로운 순간에 옷을 벗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퇴는 빠를수록 좋고 모두가 박수를 칠 때 지도자의 길을 밟으라는 조언도 했다.
김 감독은 30일 광주 KIA전에 앞서 정민태에 관련해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정민태는 명예로울 때 은퇴하는 게 좋다. 민태는 현대 4번 우승의 중심에 있었고 그 가운데 3번 우승은 자신이 직접 이뤄낸 것이 다름없다"고 그의 업적을 칭찬했다.
이어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나는 태평양 시절부터 동고동락을 해온 민태가 명예롭게 떠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노릇을 하고 싶다. 지금 2군에서 민태도 선수 연장을 위해 던지기 보다는 명예롭게 떠나기 위해 볼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선수라면 올해뿐만 아니라 계속 던지고 싶을 것이라는 질문에는 "은퇴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도자로 성공하겠다면 힘 닿는 데까지 도와줄 것이나 시기를 놓치면 지도자로 클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최근 2년 동안 부상과 부진에 빠졌던 정민태는 개막 엔트리에 진입했으나 부진한 투구를 계속한 뒤 스스로 2군행을 자청했다. 이후 각고의 노력과 훈련을 통해 최근 실전피칭에서는 시속 143km까지 기록하는 등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어 1군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는 최강 현대의 막강 마운드를 이끌었던 쌍두마차였다. 김 감독이 투수코치로 마운드 조련을 맡았고 정민태의 마운드의 기둥으로 맨 앞에서 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애제자 정민태가 1군에 복귀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라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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