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과 '쇼바이벌', 기발한 편집이 성공요인?
OSEN 기자
발행 2007.05.31 14: 20

화제의 프로그램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는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입담 외에도 또 한 가지 배꼽을 빠지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가 있다. 바로 적재적소에 양념으로 마련돼 있는 독특한 편집 기법이 그것이다. 이야기가 주제와 상관없는 쪽으로 흘러갈 때마다 등장하는 무릎팍 산을 비롯해 타이타닉 침몰 영상 등은 어찌보면 유치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친근하고 재미있다. 특히 출연자가 예상을 뒤엎는 충격적인 발언을 할 때마다 화면이 느려지면서 흘러나오는 음악인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영화 'Kill Bill' O.S.T) 도입부는 긴장감과 함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편집 기법은 예전에도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선보여 왔던 것이지만 ‘무릎팍도사’에서는 이를 좀더 부각시켜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반영한 것이 주효했다. ‘무릎팍도사’의 성공이 반영된 결과일까? 5월 26일 첫 방송된 이영자 진행의 ‘쇼바이벌’에서도 이와 비슷한 편집기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쇼바이벌’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가수들을 발굴해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바이벌 과정을 통해 선발된 7팀이 공연을 펼친 후 심사위원과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에 의해 순위가 가려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중 정원관, 박상민, 이윤석, 낸시랭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따끔한 충고와 평가가 신인가수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는데 이때마다 등장했던 것이 바로 영화 속 장면을 첨가하는 편집기법이었다. 공연 후 잘못된 부분에 대해 지적할 때마다 이를 좀 더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터미네이터’를 비롯한 영화 속 총 쏘는 장면 등을 삽입한 것. 그러자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이 같은 편집기법을 ‘무릎팍도사’와 비교하며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타냈다. 또 일부에서는 긴장감이 감도는 심사위원 평가 부분에 삽입된 코믹스러운 편집기법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해 ‘쇼바이벌’의 성치경 PD는 “영화자료를 이용해 포인트를 주는 방식은 예전부터 있었다. 기존에는 양념 식으로만 작용했던데 반해 ‘무릎팍도사’에서는 포인트를 줘 강조하는 식으로 사용돼 부각된 것이지 새로운 기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우리 ‘쇼바이벌’에서는 심사위원들의 강한 멘트를 좀더 부각시키기 위해 이 같은 편집기법을 차용한 것이지 전체적인 편집기조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 PD는 또 이 같은 편집기법이 감동과 눈물이 강조된 ‘쇼바이벌’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우리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틀은 오락버라이어티다. 웃기는 부분도 있고 감동도 있는 것이지 60분 내내 감동으로만 간다면 그것은 다큐멘터리일 뿐”이라며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감동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제는 출연자의 입담과 프로그램 포맷만으로 재미를 유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편집기법으로 신선함을 꾀하고 있는 것. 앞으로도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독특한 편집기법은 프로그램을 더 유쾌하게 포장하는데 커다란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단, 유행에 휩쓸려 너도나도 도입하게 된다면 프로그램의 기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hellow0827@osen.co.kr 무릎팍도사(위)와 쇼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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