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누스 미헬스의 제자들간 맞대결, 상암벌을 뒤흔든다'. 리누스 미헬스. 지난해 3월 심장병으로 타계한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토털사커의 창시자', '네덜란드 축구의 아버지' 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이전까지 이탈리아의 카테나초를 위시한 수비축구가 빛을 발하던 세계 축구계에 미헬스는 '전원공격 전원수비'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해 세계 축구를 휩쓸었다. 미헬스 감독의 네덜란드 대표팀은 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준우승, 88년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는 오늘날까지도 세계 축구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전술가이자 감독으로 남아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그의 이러한 모습을 기려 지난 99년 '20세기 가장 위대한 축구 감독' 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같이 위대한 감독은 위대한 제자들을 남긴다. 미헬스 감독을 보좌해 6년간 수석 코치를 맡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8강에 올려놓았다. 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룩한 거스 히딩크 감독 역시 미헬스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70년대 세계 최고 선수로 미헬스 감독에게는 아들과 같았던 요한 크라이프 역시 FC 바르셀로나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쿠만, 라이카르트 등 세계 명문 클럽을 지도하고 있는 명감독들 역시 미헬스 감독의 제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세계 각지로 뻗어나갔고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본선 32개국 중 4개국의 지휘봉을 네덜란드 출신 감독이 잡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 미헬스의 제자 중 두 사람이 오는 2일 상암벌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바로 핌 베어벡과 마르코 반 바스텐이 그 주인공이다. 좀 더 엄밀히 따지면 미헬스 감독의 지도자파 라인과 선수파 라인의 맞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은 미헬스 감독과 지도자 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베어벡 감독은 리누스 미헬스 감독을 보필하고 그의 전술적인 모든 것을 사사받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폐예노르트, PSV 아인트호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대한민국 대표팀 등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토털 사커를 다듬었다. 선수 경력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유능한 수석코치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다. 네덜란드령 안틸레스나 J리그 교토 퍼플상가 등을 지도했지만 그리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네덜란드 현지 언론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성적 여부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은 선수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미헬스 감독 아래에서 선수로 뛰며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다. 92년 FIFA 올해의 선수, 88,89, 92 유럽 올해의 선수 등 선수 시절 받은 상만 하더라도 셀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아직 검증 중에 있다. 2003년 처음으로 아약스 B팀을 맡은 이후 수많은 유망주를 배출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유로 2004 이후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은 그는 자국리그 선수들을 중시하며 루드 반 니스텔로이 등 많은 스타선수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그쳤지만 잠재력을 인정받아 유로 2008 예선에 나서고 있다. 자신과 함께 선수 생활을 한 프랑크 라이카르트 FC 바르셀로나 감독의 승승 장구하는 모습과 비교되는 반 바스텐 감독은 이번 네덜란드 대표팀을 통해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거장 리누스 미헬스 감독의 제자들간의 맞대결. 양 감독이 상암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네덜란드전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bbadagun@osen.co.kr 베어벡-반 바스텐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