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한 이닝이 아쉬웠다. 순간의 집중력 부재가 5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나머지는 최상이었다. 타선의 넉넉한 지원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이유였다. 마운드를 물러나는 순간 시애틀 중계 아나운서는 "매우 뛰어난 피칭이었다"고 칭찬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백차승(27)이 잠시 동안의 흔들림을 극복하고 시즌 첫 연승이자 3승째(2패)를 품에 안았다. 1일(이하 한국시간)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백차승은 7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투수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시애틀이 9-5로 승리하면서 백차승은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기록은 6⅓이닝 5피안타 3탈삼진 5실점. 투구수 10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 58개로 칼날같던 제구력이 무뎌졌다. 이 때문에 사사구를 4개나 허용했다. 4회가 아쉬웠다. 7-0으로 크게 앞선 4회초 백차승은 선두 마크 테세이라에게 던진 초구가 몸을 맞히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새미 소사에게 중전안타, 프랭크 캐털러노토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계속된 1사 1,2루에서 제럴드 레어드에게 그만 좌월 스리런홈런을 허용, 점수차는 순식간에 2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나머지는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1회 1사 1,2루에서 소사를 처리하면서 시작된 아웃행진은 3회 마지막 타자 마이클 영까지 8타자 연속아웃으로 이어졌다. 4회 난조를 극복한 뒤에는 다시 승승장구했다. 선두 영에게 빗맛은 우전안타를 내준 5회 무사 1루서 맞이한 테세이라부터 7회 선두 라몬 바스케까지 또 7타자를 내리 잡아냈다. 투구수 배분도 적절했다. 1회(20개)와 4회(26개)를 제외하면 한 이닝에 15개 이상의 공을 던지지 않았다. 4회 대량실점에도 불구하고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백차승은 7회 1사서 로프턴을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후 브랜든 모로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모로가 선행 주자의 득점을 저지하고 이닝을 마침에 따라 백차승의 실점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4회 5실점이 빌미가 돼 방어율은 4.93(종전 4.60)으로 높아졌다. 시애틀 타선은 초반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백차승을 지원했다. 1회 리치 섹슨과 조지마 겐지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한 뒤 3회 5안타로 4득점하며 상대 선발 비센테 파디야를 녹다운시켰다. 이날 승리로 백차승은 팀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임을 입증했다. 당분간 그의 자리를 위협할 선수가 없는 데다 '믿을 수 있는' 피칭이 계속되면서 팀내 위상도 치솟고 있다. 한편 일본 출신 '타격머신' 스즈키 이치로는 1회 중견수 앞 안타로 24경기 연속안타를 기록, 2001년 빅리그 진출 후 개인 연속경기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