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피로증인가. 선두에서 추락한 SK가 연장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벌써 11번째다. 초반에는 연장전 무패의 신바람을 냈으나 이제는 연장전에서 곧잘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선수들은 집단 슬럼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현대전을 포함 SK는 최근 5경기 가운데 3번이나 연장전을 벌였다. 5월 27일 문학 KIA전에서는 이길 수 있는 두 차례의 기회를 날리며 무승부로 끝냈다. 급기야 5월 31일 잠실 두산전(11회), 1일 문학 현대전(12회)까지 이틀연속 연장 혈투를 벌였다. 그나마 이겼으면 승수라도 올리겠지만 패하는 통에 헛심만 쓴 셈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 세 경기 모두 이길 수도 있었지만 모두 비기거나 역전패했다. 게다가 3연패를 모르던 팀이 최근 4연패의 늪에 빠졌다. SK는 올 들어 11번이나 연장전을 가졌다. 성적은 3승 4무 4패. 팀의 46경기 가운데 20%가 넘는다. SK의 경기는 타팀에 비해 경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팀이다. 1일 현재 경기당 평균 3시간 29분으로 3시간 30분인 LG에 이어 2위다. 치열한 승부를 펼치다보면 연장전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잦은 연장전은 어쩔 수 없이 후유증을 낳는다. 장시간 동안 경기가 치러지면서 마운드에 부담을 주고 선수들의 체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1일 현대전은 올 들어 최장인 5시간 10분이나 소요됐다. 최근 들어 SK 선수들이 슬럼프 증세를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을 정도다. 김경문 두산 감독의 말처럼 연장전은 이기면 좋지만 지면 후유증이 크다. 그래서 연장전은 될 수 있으면 안하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잘나가는 SK가 연장 공포증으로 인해 행보가 주춤해지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