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대' 한국 축구, '긴장감서 자신감으로'
OSEN 기자
발행 2007.06.02 10: 37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길도 난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의 생각도 바꾸기 마련이다.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던 일들이 10년 후에는 일상적인 일이 되기도 한다. 축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10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전국에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경기장들이 속속 지어졌다. K리그 팀들도 많이 늘었으며 내셔널리그와 K3리그까지 출범했다. 전국이 붉은 열풍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한국인 선수들이 세계 최고 레벨의 리그에 진출해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많은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럽 팀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자세' 일 것이다. 9년 전인 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예선 2차전 네덜란드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크게 긴장한 나머지 0-5의 대패를 당했다. 또 지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을 앞둔 전날 밤 한국 대표팀의 한 선수는 지단, 앙리 등과의 대결에 크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역시 결과는 0-5 대패. 당시에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TV에서만 볼 수 있던 슈퍼스타들과 대결이 낯설고 긴장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다르다. 2일 네덜란드전을 앞둔 선수들은 긴장보다는 설레임이나 최고 선수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한국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은 부상으로 빠진 네덜란드의 비슷한 또래 아르옌 로벤(23)이 참가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그동안 한국 축구가 축적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해 한국은 잉글랜드,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최정상급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이같은 모습을 경험한 한국 축구는 유럽팀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에 2006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에서 선전과 지난 2월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전 승리가 다시 한 번 한국 축구 전체의 레벨을 높여주었다. 또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등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도 자신감이 높아진 큰 요인 중 하나다. 관중들의 열띤 응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붉은악마 효과'를 톡톡히 본 한국 축구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홈경기장 못지 않은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펼쳤다. 특히 홈에서의 열광적인 응원은 한국 대표팀에게는 힘을 상대에게는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같은 요인들 덕분에 세계 최정상급팀과의 대결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있는 한국 대표팀. FIFA 랭킹 6위의 강팀을 상대로 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은 지난 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캡틴' 김남일의 출사표에 잘 담겨있다. "강팀과 경기한다고 해서 무조건 승패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일 상암 구장서 열린 한국-네덜란드 감독-주장 합동 기자회견.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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