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유제국. '시련은 순간일 뿐'
OSEN 기자
발행 2007.06.03 07: 20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두 한국인 선수가 같은 날 25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다. 팀성적 부진에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의 조치였지만 팬들에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앞길을 모색할 때다. 다행히 서재응(30)에겐 생각을 가다듬을 시간이 주어졌다. 향후 10일간 타팀으로부터의 트레이드 제의를 기다리면서 컨디션을 추스릴 수 있게 됐다. 영입 제의가 있다면 이적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트리플A에서 투구감을 가다듬을 수 있다. 선수생활 들어 처음 맞는 이번 조치이지만 시련은 아니다. 지난 1998년 미국 진출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서재응이다. 뉴욕 메츠 시절 강등과 승격을 반복해봤고 투수에겐 생명이나 다름 없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기나긴 재활도 경험했다. 시즌 도중 타팀으로의 트레이드도 2차례나 겪어봤다. 탬파베이의 이번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는 선수 생활 중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하다. 김선우(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박찬호(34)도 같은 조치를 경험했지만 굴하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 정상피칭을 위해서는 어차피 시간과 꾸준한 선발등판이 필요한 만큼 오히려 이번 조치는 서재응에게 '쓴 약'이 될 수도 있다. 여유를 가지고 스프링캠프 때의 제구력을 되찾기 위해 땀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최악의 경우 트리플A로 방향을 틀더라도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언제든지 성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과 팬들의 존재는 그에게 든든한 힘이다. 유제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선수 생활 내내 선발투수로만 활약해온 유제국은 구원 보다는 선발이 체질에 맞는다. 언제 등판할지 모른채 하염없이 벤치에 앉아 기다리기 보다는 꾸준히 선발수업을 쌓으며 더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게 나아 보인다. 유제국은 아이오와(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시절 여러 빅리그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탬파베이 관계자들은 유제국의 가치를 더욱 잘 알고 있다. 유제국이 더램 불스(탬파베이 산하 트리플A)와 경기를 할 때면 기막힌 투구를 선보인 점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난 겨울 탬파베이가 그를 전격 트레이드한 이유였다. 올 시즌 초반 기용빈도는 잦지 않았지만 유제국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무브먼트가 살아 있는 직구와 체인지업은 이미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만 아직 어린 나이 탓에 경험 부족이 지적됐을 뿐이다. 유제국은 루키리그 시절부터 마이너리그 각 단계를 차근차근 밟았다. 도중에 적지 않은 가슴앓이도 있었지만 모든 걸 극복하고 빅리그까지 올라섰다. 6일 오타와 링스(필라델피아 산하)를 상대로 선발등판하는 유제국은 착실히 경험을 쌓을 경우 시즌 중후반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를 노려볼 만하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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