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추락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5연패라는 현실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문제다. 선발 로테이션이 절반 이상 붕괴된 상태고,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심각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태가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점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5월 중순 한때 승수가 패수보다 10이나 많은 호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대신 더 몰아붙였다. 이 와중에 로마노-김광현-김원형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야 했다. 불펜진도 거의 매일 대기하다시피 했다. 마무리 정대현이 최근 2경기 연속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점도 피로 누적의 후유증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지난 2주간 SK가 받아 쥔 성적은 1승 2무 8패에 불과하다. 승수와 패수의 차이는 이제 3으로 좁혀 들었다. 순위도 한화에 밀려 2위로 내려갔고 3위 두산에 0.5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3일 문학 현대전 선발로 채병룡이 나선다. 지난달 29일 두산전 이래 5일 만의 등판이지만 당시 투구수가 140구에 달했다. 2승 3패 평균자책점 4.39의 채병룡은 지난달 18일 현대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당시 현대 선발도 전준호였다. 전준호는 6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따라서 복수전인 셈이다. 더군다나 그 때와 달리 SK의 페이스가 떨어져 있기에 절호의 기회다. 지난해 승률왕 전준호는 3승 4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 중이다. SK가 연패를 못 끊는 결정적 원인은 타선에 있다. 잘 나갈 때와는 달리 좀처럼 대량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이상하게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SK로서 이 난국을 넘기 위해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주기를 기대해야 할 상황이다. sgoi@osen.co.kr 채병룡=SK 와인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