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훈 대 임태훈, 올 시즌 신인왕은 불펜에서 나온다. 공교롭게도 최근 5년간 프로야구 신인왕은 전부 투수였다. 특히 현대 유니콘스는 2002년 조용준부터 2003년 이동학-2004년 오재영까지 신인왕을 3명 연속 배출했다. 현 김시진 감독이 투수코치로 있던 무렵의 업적이다. 현대는 1998년에도 김수경을 신인왕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2007년 현대는 2년차 사이드암 신인 조용훈(20)을 내세워 통산 6번째(창단 첫 해인 1996년에도 박재홍이 신인왕 수상) 신인왕에 도전 중이다. 지난해 1군 무대에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던 조용훈은 3일까지 현대 투수 중 가장 많은 30경기에 등판했다. 여기서 성적은 2승 1패 1세이브 8홀드에 평균자책점 1.95(32⅓이닝)다. 마무리 박준수가 빠져나갔어도 현대 마운드가 흔들림없이 돌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즌 들어가기 전만 해도 송신영-박준수로 짜여진 '필승 불펜진'은 이제 조용훈-송신영으로 바뀌어 있다. 덕분에 장원삼-황두성-전준호-김수경-캘러웨이의 선발진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김 감독이 "조용훈은 우리팀 게임메이커"라고 평가할 정도다. 이에 맞서는 고졸 우완 임태훈(19)은 리오스-랜들과 함께 두산 다승 1위(25승)의 '삼각편대'라 할 수 있다. 임태훈 역시 24경기(41이닝)에 등판해 팀 내 최다 출장이다. 그러면서도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2.63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41이닝을 던져 37삼진을 잡아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임태훈이 불펜에서 빠지면 안 된다"며 일부러 선발에 넣지 않을 만큼 신뢰를 얻고 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최근 임태훈 대신 김승회를 선발로 돌렸다. 이로써 임태훈-정재훈의 두산 필승 계투조가 형성됐다. 임태훈이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두산 역사상 지난 1984년 윤석환(당시 OB) 이후 최초 투수가 된다. 윤석환은 현재 임태훈을 가르치는 투수코치다. 아울러 팀 통산으로는 1983년 박종훈(외야수), 1999년 홍성흔(포수)에 이어 4번째 영광이 된다. 아직 시즌은 두 달 갓 지났을 뿐이지만 신인왕은 현대-두산간 불펜 싸움으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오승환(삼성 마무리)-류현진(한화 선발)이 독주했던 지난 2년과 다르다. sgoi@osen.co.kr 조용훈-임태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