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심야 점령한 ‘미드’, 10시대 방송 가능성은?
OSEN 기자
발행 2007.06.04 08: 33

역시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었다. 온라인을 통한 미국 드라마 열풍이 거세더니 어느새 지상파 방송에서도 하나 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적어도 주말 저녁의 심야 시간대는 이미 이들 미국 드라마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틀고 있는 미국 드라마는 지명도와 인기를 두루 갖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지상파 3사의 미국 드라마 송출 경쟁은 SBS가 지난 5월 27일부터 토요일 밤 12에 ‘프리즌 브레이크’를 2회 연속 편성하면서 3사의 경쟁체제가 갖춰지게 됐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심야 취약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1, 2회 6.5%, 6.1%(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3, 4회가 방송된 6월 2일의 시청률도 6.1%, 4.5%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KBS 2TV는 올초 종영된 시즌 2에 이어 6월 3일부터 매주 일요일 심야에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3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전문 메디컬드라마의 대명사격이 된 ‘그레이 아나토미’는 매주 일요일 밤 11시 35분부터 2회 연속 방송된다. 지난 3일 시즌 3의 1, 2회 시청률은 각각 4.6%와 3.8%를 기록했다. SBS와 KBS 2TV가 각기 토요일과 일요일에 미국 드라마를 2회 연속 편성하는 것과 달리 MBC는 ‘CSI 마이애미’를 토-일 심야에 1회씩 방송하고 있다. 2일 토요일엔 3.2%, 3일 일요일엔 6.6%를 각각 기록했다.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결국 지상파 TV의 주말 심야 시간대는 미국 드라마의 경연장이 되고 말았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시청률이다. 시청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6%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니 미국 드라마의 프라임 시간대 방영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방송가에서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방송사 처지에서는 미국 드라마 편성이 끊임없는 유혹이다. 현재 드라마 한 편을 만들기 위해 방송사에서 지급하는 제작비는 8000만 원에서 1억 원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드라마의 평성비용은 편당 3000만 원 이하다. 물론 다시보기 서비스나 저작권은 없다. 1/3의 적은 비용으로 높은 시청률을 보증하는 미국 드라마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당장은 국민정서를 포함한 여러 여건상 프라임 시간대에 미국 드라마를 편성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언제까지 드라마 편성에 경제 논리가 적용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런 시절이 오면 국내 제작사가 위축될 것임은 물론, 미국 드라마 수입가가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편성권을 가진 방송사로서도 그리 달가워할 일은 아니다. 100c@osen.co.kr ‘프리즌 브레이크’(위)와 ‘그레이 아나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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